83년 서울백병원 폐원 위기…”동문들까지 나서 호소”
83년 서울백병원 폐원 위기…”동문들까지 나서 호소”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23.07.07 12:51
  • 최종수정 2023.07.07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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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백병원 창립83년만에 폐원 위기. 사진=뉴스원
서울백병원 창립83년만에 폐원 위기. 사진=뉴스원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인제학원 이사회는 폐원 의결을 취소하고 서울백병원의 설립 취지를 되새겨 시민에 헌신하고 의료 발전에 기여할 방안을 마련하라” - 서울백병원 동문 성명서

7일 서울백병원 동문 일동은 “인제학원 이사회의 독단적인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에 충격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폐원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백병원 동문 일동은 “서울백병원 폐원 의결이라는 공정과 상식에서 벗어난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재단 이사회가 서울백병원의 현 위기상황을 초래한 책임이 없는지를 엄중히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우리 서울백병원 동문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함께하며 전국 곳곳에서, 또 해외에서, 자부심을 갖고 의료인으로서 환자와 지역사회에 헌신해 왔다”면서 “인제학원 이사회는 인술로써 세상을 구한다는 인술제세의 백병원 설립이념을 명심하고, 서울백병원이 제대로 된 역할과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인제학원 이사회에 폐원 의결을 철회하고 서울백병원이 의료와 의학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 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서울백병원
사진=서울백병원

서울백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민간병원으로 최초 혈액은행,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선수촌 전담병원 등 서울 근대화의 중요한 유산이다.

서울백병원은 중구 유일의 대학병원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중구에 있지만,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국가 중앙병원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백병원은 코로나19 당시 재택치료가 필요한 중구 확진자 70~80%를 관리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데, 앞장섰다.

현재 서울백병원 응급실에는 일평균 30~40명의 환자가 찾고 있다. 야간이나 휴일에도 응급 환자들을 위해 응급실을 운영하면서 공공의료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인제학원 이사회는 지난달 20일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한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 일반 직원 등 400여명은 다른 지역 백병원으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일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에서 열리는 폐원안에 대한 이사회에 항의하는 직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원<br>
20일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에서 열리는 폐원안에 대한 이사회에 항의하는 직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일각에서는 인제학원 이사회가 서울백병원 땅을 매각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서울시는 서울백병원 땅을 병원 용도 이외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상업적 가치가 크지 않으니 병원 기능을 유지해달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셈이다.

조병규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고, 지금도 응급 환자를 이송할 병상이 부족해 지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백병원의 폐원은 중구를 비롯한 서울 도심의 심각한 의료공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제학원 내에서도 단순히 적자를 이유로 지난 83년동안 서울시민들의 건강을 지킨 백병원을 ‘폐원’하겠다는 이사회의 판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호현 전문기자 vic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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