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탐험]④태영건설, 워크아웃 청신호?…SBS 주식 담보 제공
[주가탐험]④태영건설, 워크아웃 청신호?…SBS 주식 담보 제공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24.01.10 15:15
  • 최종수정 2024.01.16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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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애착 SBS 등 알짜 지분 담보 약속…채권단 분위기 변화 조짐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사진=태영건설
사진=태영건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에 청신호가 켜질까? 

윤세영 회장 등 대주주가 나서 지원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며 채권자와의 눈높이 차이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채권단 내 부정적 기류가 일부 전환되며 워크아웃으로 기울 수 있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11일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을 포함 채권단 회의가 열린다. 채권자의 75% 동의를 얻으면 워크아웃에 돌입한다.

태영건설 채권단은 지난 8일 회의를 열어 워크아웃 문제를 논의하려 했지만 취소했다. 채권단이 태영그룹의 지원 의지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다. 워크아웃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대두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11일 열리는 채권단 회의에서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에 힘을 모으자는 의견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며 “최근 1주일 사이 채권단 내 기류가 우호적으로 움직이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스탠스에 변화가 일어난 배경은 태영건설 대주주의 지원 의지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이를 태영그룹이 수용했다. 지난 9일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태영건설에 대한 자구노력안을 발표했다. △에코비트 등 주요 계열사 지분 매각 △ 담보 제공 등 시장에서 거론된 방안 외에도 △태영그룹 지주사 티와이(TY)홀딩스 주식 담보 △SBS 주식 담보 등도 언급됐다.

고개 숙인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사진=뉴스1
고개 숙인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사진=뉴스1

윤 회장의 언급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SBS 주식 담보다. 앞서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에코비트 △블루원 △평택싸이로 등 4곳의 그룹 계열사 지분 매각이나 담보 제공 등을 자구안으로 내세웠다.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평가되는 SBS에 대해서는 법적 제약 등을 언급하며 자구안 포함에 선을 그었다.

SBS 경우, 현재 ‘방송법 위반’ 이슈에 얽혀있다. SBS에 대한 태영그룹의 지분율을 10% 이하로 낮추려는 정부 당국 측과 현재 지분율(36.9%)을 사수하려는 태영그룹이 대립하는 형국이다. SBS에 대한 태영그룹의 애착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번에 SBS를 새로운 자구안에 포함한 점은 대주주의 강력한 지원 의지로 읽힌다.

앞서 태영그룹이 공개한 자구안은 채권단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알짜 계열사가 빠진데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가운데 일부를 TY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 채무 변제에 쓰면서 채권단의 반발을 샀다. 태영건설을 살리려는 대주주의 진정성이 약하다는 채권단 측의 입장이다. 결국 태영그룹의 창업회장이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섰고, 채권단과의 갈등도 어느 정도 봉합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에서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내놨기 때문에 채권단 측도 부정적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태영그룹의 자구안 발표 뒤 정부 당국은 “태영그룹 측이 워크아웃 신청 당시 제출한 자구계획에 대해 이행 약속을 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태영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비롯, 시장 내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시장 안정 △건설업 지원 등을 준비 중인 걸로 알려졌다. 현재 85조원 수준으로 운영 중인 시장안정 조치를 필요시 확대하는 등 상황별 조치를 신속히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안호현 전문기자 vic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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