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탐험]②대원제약, 저조한 M&A 성과로 '불안불안'
[주가탐험]②대원제약, 저조한 M&A 성과로 '불안불안'
  • 윤서연 기자
  • 승인 2024.01.05 09:29
  • 최종수정 2024.01.05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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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생명공학 인수에 현금성 자산 60% 이상 쏟았지만 미래 '불투명'
마스크팩 사업에 수백억 베팅…보청기·건기식 자회사 자본잠식

(편집자주)
겨울철이면 주가가 상승하다가 거짓말처럼 다시 급락하는 회사들이 있다. 대원제약이 대표적인 경우다. 대원제약의 주가는 지난 10년째 겨울에 올랐다 이후에 급락하며 박스권에서 정체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너 리스크’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원제약은 최근 몇 년간 3세 승계에 집중하며, 3세들의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실적은 좋지 않았다. 특히 잊을만하면 터지는 대원제약 약품의 ‘안정성’ 문제 때문에 실적이 좋아질 조짐을 보여도 주가는 타격을 입는 모습이 반복됐다. 2세, 3세 승계때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는 여타 업종과 기업들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당연히 1400만 개미투자자들 사이에서 대원제약에 대한 인상은 좋지 않다. 

앞으로 ‘인포스탁데일리’(www.infostockdaily.co.kr)는 3세 승계와 이들의 비효율적인 투자로 인해 주가가 맥 못 추는 제약,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분석 기사를 게재할 예정이다. 1400만 개미 투자자들의 제보와 분석, 성원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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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대원제약은 마스크팩 제조업체인 에스디생명공학을 품으며 사업다각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지분 취득과 자금 대여 등으로 540억원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타난 사업다각화의 성적표가 저조한 탓에 이번 M&A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12월 18일 공시를 통해 에스디생명공학의 지분 8000만주를 400억원에 취득하며, 취득 예정일은 지난해 12월 20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분 취득 목적은 경영권 참여 및 신규 사업 확장이다.

앞서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에 약 140억원의 금전대여결정 공시도 냈다. 지분 취득 경우, 모두 신주 거래다.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 인수에 540여억원을 투입한 셈이다. 대원제약의 올 3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약 4786억원이며, 현금성자산은 약 332억원이다.

에스디생명공학 인수금액인 540여억원은 대원제약 전체 자산의 약 11.3%에 달하며 현금성자산 가운데 60%가 넘는 200억원을 M&A에 투입했다.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를 향한 대원제약의 스탠스를 파악할 수 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마스크팩 △기초 및 색조 화장품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08년 설립되어 2017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좋지 못하다. 누적된 적자 탓에 회생절차를 밟았으며, 유형자산 처분 및 감자 등 재무구조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대원제약과의 M&A가 있던 올해 약 52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보고됐다. 에스디생명공학의 2023년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말 기준 유동부채는 전체 자산의 약 88%에 달하는 875억원이다. 단기간 내 재무건정성 제고를 기대하기는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원제약 영업이익, 에스디생명공학 유동부채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막대한 부채 규모와 거듭된 적자 등을 감안했을 때, 에스디생명공학 자체의 부채 상환 여력은 상당히 떨어진다. 즉, 생존을 위해서는 외부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최대주주에 오른 대원제약의 지원 부담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대원제약이 에스디생명공학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적잖은 자본 투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자회사 지원 부담이 앞으로의 재무제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지원 부담 외에도 대원제약의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 있다. 대원제약의 사업다각화 성적표가 여태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이번 M&A 딜에 기대감보다는 우려감이 앞서는 이유다.

대원제약은 2011년 보청기 제조업체 딜로이트를 인수,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2021년 대원메디테크로 상호를 변경하고 체질 개선에 나섰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흑자 전환은 꿈도 꾸지 못하는 처지로, 2023년 3분기에도 순손실을 기록했다. 완전자본잠식되며 턴어라운드 기대감은 사실상 사라진 걸로 평가된다.

2021년 인수한 건강기능식품업체 대원헬스케어(옛 극동에치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완전자본잠식에다 만연한 적자까지 대원메디테크의 취약한 재무구조를 빼다박았다.

대원헬스케어(옛 극동에치팜) 영업이익 추이. 자료=대원제약

일각에서는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효과 또한 크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M&A 업계 관계자는 “한때 유행한 마스크팩 제조업체들이 경영 악화에 시달리면서, 많은 업체들이 매물로 나왔다”며 “마스크팩 제조업체의 턴어라운드는 단기간 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을 빠르게 정상화해 매각하는 재무적투자자(FI)와 달리 장기 경영을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투자자(SI)인 대원제약 입장에서는 에스디생명공학을 정상화하는 데에도 막대한 자원이 투입할 수밖에 없다"며 "그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부담이 고스란히 전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서연 기자 yoonsy0528@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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