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 SK온 리스크에 '배당 無' SK이노베이션…밸류업 정책 신뢰도 타격
[기업진단] SK온 리스크에 '배당 無' SK이노베이션…밸류업 정책 신뢰도 타격
  • 박상인 기자
  • 승인 2026.02.06 08:00
  • 최종수정 2026.02.11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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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이후 흑자 한번 없어...사실상 ‘계륵’

주가는 10만 원대 ‘빌빌’...고점 대비 65% 뚝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 제작=박상철 기자

[인포스탁데일리=박상인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당이 다시 멈췄다. 정유와 윤활유 사업이 영업이익을 방어했음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적자와 대규모 손상인식이 순손실을 키우면서다.

회사는 무배당의 이유로 ‘일회성 비용’과 ‘경영환경 변화’를 꼽지만, 시장은 이를 단기 실적 부진으로만 보지 않는 분위기다. SK온 부진을 떠받치기 위해 누적된 대규모 자본성 조달 구조가 재무 구조 전반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80조2961억 원, 영업이익 448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8.2%, 25.8%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같은기간 당기순손실은 5조4061억 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에서 번 돈보다 손상차손과 재무비용, 구조 재편 비용이 더 컸다는 의미다. 이에 이사회는 순손실 확대를 이유로 2025년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당 흐름은 이미 불안정한 궤적을 그려왔다. 2022년 5433억 원 규모(보통주 1주당 6356원)의 결산배당 이후 2023년 배당을 중단했고, 2024년 2976억 원(보통주 1주당 2000원)으로 재개했지만 2025년 다시 무배당으로 돌아갔다. 특히 회사가 2024년 10월 공시를 통해 2025년 1주당 최소 2000원의 배당을 언급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밸류업 정책의 신뢰도에 타격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무배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SK온을 지목한다. SK온은 2021년 분사 이후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25년에도 연간 영업손실 9319억 원을 기록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마이너스(-) 2993억 원, 2분기 –664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 듯했지만, 3분기 –1248억 원, 4분기 –4414억 원으로 다시 악화됐다. 북미 전기차 시장 둔화, 보조금 축소,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가동률 하락이 겹친 결과다.

여기에 결정타가 된 것이 블루오벌SK 구조 재편에 따른 대규모 자산 손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에만 약 4조2000억 원 규모의 손상을 인식했다. 회사는 현금 유출이 없는 회계상 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터리 사업 정상화 시점이 더 늦어졌음을 확인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배당 여력은 결국 손익계산서 하단과 현금흐름에서 결정되지만, SK온의 적자 구조가 지속하는 한, 정유·윤활유의 흑자만으로 배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자료. 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자료 중 일부. 자료=SK이노베이션

물론 SK온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분류되지만, 현재로서는 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 전반에 부담을 주는 사실상 ‘계륵’ 같은 존재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순차입금 가운데 SK온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웃돈다. 배터리 사업의 실적 변동성이 곧바로 모회사 재무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이런 연계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신용평가 그룹 크레딧 이슈 점검 세미나에서는 “SK온의 배터리 사업 안정화 여부가 SK이노베이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제시됐다. 과거보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 간 신용도 연계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것이다. SK온의 신용도 조정이 즉각적인 등급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경계심을 키우는 또 하나의 변수는 부채성 자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SK그룹 기준 채무적 성격을 내재한 자본성 조달 금액은 약 18조 원인데, 이 중 SK이노베이션이 활용한 부채성 자본조달 규모만 약 1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부적으로는 ▲주가수익스왑(PRS) 3조8000억 원 ▲상환전환우선주(RCPS) 3조1000억 원 ▲전환우선주(CPS) 3조 원 ▲신종자본증권 1조9000억 원 등이다.

특히 PRS를 동반한 증자 구조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SK온이 추진한 2조 원 규모 유상증자에는 주가 변동에 따라 손익을 정산하는 주가수익스왑(PRS) 조건이 병행됐다. 형식은 증자지만, 주가 하락이나 기업가치 변동 시 발행사 측에 재무 부담이 전이될 수 있는 구조다. PRS 계약에 따라 2028년 7월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거나 기업가치가 하락할 경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손익 정산 또는 재매입 부담을 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편, 시장도 이를 반영하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사상 최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은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2021년 고점(32만 원대) 대비 65% 빠진 10만 원 초반대를 횡보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정유 및 화학 사업의 수익성은 건조할 것으로 보지만, 배터리 사업 정상화는 아직 요원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사업 구조 개편, 재무구조 안정화, 전기화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 등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라면서도 “단기간 내 배터리 정상화가 어렵고 전기화 사업 기대감을 반영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배터리 부문은 포드와의 미국 JV를 정리하며 켄터키 공장 관련 감가비 부담은 줄어들었으나,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이 조정되며 출하량 및 수익 익성 회복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SK온의 사업 정상화 시점이다. 배터리 사업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고 IPO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SK이노베이션의 재무 전략이 방어적 기조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인 기자 bright@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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