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진칼·대한항공 주주권 행사… 조양호 일가 경영권 위기 올까
국민연금, 한진칼·대한항공 주주권 행사… 조양호 일가 경영권 위기 올까
  • 황진욱 기자
  • 승인 2019.01.16 17:05
  • 최종수정 2019.01.17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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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 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 한진그룹

[인포스탁데일리=황진욱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들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하는 방안을 밝혔다. 이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첫 번째로 이행하는 기업이 된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물론 조양호 회장 일가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16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금운용위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해 주주권 행사 여부와 범위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 첫 사례로 열렸다.

국민연금은 현재 한진칼의 지분을 7.34%를 가지고 있어 3대 주주에 올라있고 대한항공의 경우 11.56%를 소유해 2대 주주에 해당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자금 주인인 국민의 이익을 위해, 주주활동 등 수탁자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배임, 사익 편취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조 회장 일가는 ‘땅콩회항’, ‘물컵갑질’ 등의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어 회사 이미지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에 주주가치가 크게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은 조치를 취해왔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 대한항공에 공개서한을 통해 경영진 일가의 일탈 행위 의혹과 해결방안을 묻고, 대한항공 경영진 및 사외이사와의 비공개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의례적인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만 답했다.

이런 소극적인 답변에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첫 사례로 한진칼과 대한항공으로 정했다. 이번 회의는 이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변호사) 등 기금운용위원이 관련 안건을 요청해 열린 첫 회의였다.

스튜어드십 코드 내용에는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정관의 변경, 자본금 변경, 합병·분할·분할합병 등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국민연금이 이날 밝힌 주주권 행사 결정에 따라 기금운용위는 2월 초까지 방식과 범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방식에는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 조양호 회장 등 이사들의 업무 태만 책임을 묻는 주주제안, 사외이사나 감사 선임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조 회장 일가의 경영 참여를 제약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복귀도 어려울 전망이다. 오는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과 조 회장 일가의 표 대결도 점쳐진다. 변수는 ‘강성부 펀드’라 불리는 사모펀드 KCGI다.

KCGI는 한진칼 2대 주주로 지난해 말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지분율을 10.81%로 늘렸다. 이달 초에는 한진 지분도 8.03% 취득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국민연금이 KCGI와 연계해 한진칼 경영진과 표 대결을 벌인다면 대주주 조 회장 일가의 29%, 국민연금과 KCGI의 22.19%로 비율이 맞춰진다.

국민적 여론은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또 KCGI가 지난해 11월15일 한진칼 지분 매입을 공시한지 3거래일 만에 한진칼의 주가는 17%가 상승했다. 주주들의 경영권 교체에 대한 바람이 주가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KCGI는 “경영권 장악 의도는 없다”고 답했지만 이번 주 한진칼 지분확보 배경 및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지면서 KCGI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지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황진욱 기자 arsenal10@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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