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탐험]①파두發 기술특례상장 주의보…“후발 주자들은 어쩌란 말이냐”
[주가탐험]①파두發 기술특례상장 주의보…“후발 주자들은 어쩌란 말이냐”
  • 윤서연 기자
  • 승인 2024.03.11 09:36
  • 최종수정 2024.03.11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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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신뢰 추락…후폭풍 장기화 전망

[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알체라, 삼현, 엔젤로보틱스, 이노그리드, 아이엠비디엑스, 민테크 CI. 사진=각사 홈페이지
알체라, 삼현, 엔젤로보틱스, 이노그리드, 아이엠비디엑스, 민테크 CI. 사진=각사 홈페이지

자본시장 내 거대 충격을 던진 파두의 IPO 후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요원하다. 집단 소송으로 번질 만큼 후폭풍이 거센 터라,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후발 주자들에도 후유증이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5일 36년 업력의 모션 컨트롤 전문기업 삼현은 IPO를 위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IPO 사전 기자 간담회는 기업의 장점, 미래 전망 등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는 자리다. 

삼현 역시 기업의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모터·제어기·감속기 등 설계 기술 보유 △이를 통합한 ‘모션 컨트롤 시스템(3-in-1 통합 솔루션)’ 경쟁력 △1조원 규모의 수주 잔고 △지난해 10%대 영업이익률 달성 전망 등 수치에 기반한 주요 지표가 나열됐다.

올 들어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던 5곳이 자진철회한 터라 삼현의 행보에 시선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최근 주춤한 기술특례상장의 흐름을 우상향의 지표를 내세운 삼현이 넘어설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흐름은 지난해 IPO한 반도체 업체 파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파두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증시 입성에 나섰다. 이때 파두가 제시한 2023년 추정 연매출은 1202억원이다. 이는 전년 매출액(564억원) 대비 두 배를 웃돈다. 2021년 약 5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거침없는 성장세였다. 기술력이 우수한 회사의 상장을 위해 문턱을 낮춘 ‘기술특례상장’의 취지에 부합한 기업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파두가 제시한 청사진과 현실은 크게 달랐다. 
 

파두  연결 손익계산서. 자료=파두 실적발표
파두 연결 손익계산서. 자료=파두 실적발표

파두의 지난해 2분기 매출액은 5900만원. 이는 불안감의 서막에 불과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0%나 떨어졌고,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 경우 파두가 IPO 때 제시한 수치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IPO 때 언급된 수치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IPO로부터 불과 1년 내의 매출 전망에 크게 실패한 셈이다. 한때 시장에서는 파두의 매출액을 두고 “증권사 대리 연봉도 안된다”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망치가 달성치와 다른 경우는 물론 존재하지만 수주 기반의 기업에 있어 파두처럼 차이가 나는 경우는 드물다”며 “기업과 상장 주관사가 IPO 1년 이내의 매출 전망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은 분명 큰 문제며, 투자자를 속인 IPO라는 의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적 충격은 고스란히 주가로 전이됐다. 공모가 3만1000원으로 증시에 입성한 파두는 IPO 3개월여 만에 ‘주가 반토막’의 굴욕을 맛봤다. 나아가 소액주주의 집단 소송에 엮인 신세로 전락했다.

파두의 부실 상장 논란 탓에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의구심이 짙어졌다. 기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자 올 들어 기술특례상장으로 IPO를 추진한 기업들이 줄줄이 자진 철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파두뿐 아니라 기술특례상장이라는 제도 전반에 의구심이 높아졌다.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투자 이점이 높지 않아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9년 기술특례상장으로 IPO한 기업 133곳 가운데 50.4%(79개사)의 주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술특례상장 경우 기술력이 뛰어난데 반해 그 기술력이 실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됐을 수 있다”며 “기술력 업데이트나 주요 재무지표를 두고 대한 시장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주가 약세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고 말했다. 이어 “파두 사태가 법적 공방으로까지 번졌고, 이 사태는 꽤나 오래 이어질 전망”이라며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디스카운트는 장기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두의 소액 주주 400여명은 법무법인을 선임, 집단소송에 나섰다. 파두와 상장 주관사가 증권신고서 내 매출 전망 등을 허위 기재한 점이 소송의 핵심으로 알려졌다. 

윤서연 기자 yoonsy0528@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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