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탐험]①SK네트웍스, 최신원 장남 최성환 사장의 ‘승부수’ 통할까
[주가탐험]①SK네트웍스, 최신원 장남 최성환 사장의 ‘승부수’ 통할까
  • 서동환 전문기자
  • 승인 2024.03.04 10:43
  • 최종수정 2024.03.04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성환 사장, AI 투자회사 선언…박스권 주가 고민거리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진=SK네트웍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진=SK네트웍스

[인포스탁데일리=서동환 전문기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이하 최성환 사장)이 SK네트웍스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할까. 현재까지 최성환 사장은 퇴임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준수한 성적표를 올리고 있다. 그룹의 모태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시대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박스권에 갇힌 주가도 탄력받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조1339억원, 23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6% 개선됐다. SK네트웍스가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건 2014년(연결 기준 2013억원) 이후 9년 만이다.

SK네트웍스의 실적 키워드로는 자회사인 SK렌터카·SK매직을 꼽을 수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8월 SK렌터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주식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SK렌터카의 지분 전체를 확보했다. SK렌터카는 지난해 SK네트웍스 영업이익의 절반 정도를 책임졌다. 공격적인 투자를 앞세워 보유 차량을 약 5년 새 10만여대 확대했다. 이 기간동안 시장점유율은 5%p 정도 올랐다. 대대적인 투자의 성과가 수치로 드러났다.

SK매직에는 선택과 집중이 적용됐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SK매직의 가스·전기레인지·전기오븐 등 세 부문의 자산·영업계약 등을 경동나비엔에 400억원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문을 매각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구조 개편을 이루려는 의도다. 이에 SK매직의 가전사업 부문은 SK네트웍스 재무제표에 중단사업으로 반영됐다. 

SK네트웍스 변화의 키를 쥔 인물은 최성환 사장이다. 최 사장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이다. 2009년 SKC에 입사한 뒤 13년 만인 2022년 말 인사를 통해 사장에 올랐다. SK그룹 3세 가운데 가장 먼저 경영 전면에 나섰다.
 

SK네트웍스 2024 AGM 발표 자료

최 사장이 가장 최근 던진 화두는 ‘AI 투자회사’다. 지난 16일 기업 설명회를 열고 인공지능 중심의 사업형 투자 회사로 전환을 공식화했다. △펫(Pet) △실버케어 △헬스케어 등 산업 내 AI 혁신 제품을 출시, AI 웰니스(wellness)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려는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 가운데 눈에 띄는 사업 재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SK네트웍스는 1953년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가 세운 선경직물이 전신이다. 이에 SK그룹의 뿌리로 여겨진다. 섬유·의류 회사에서 무역·종합상사로 체질을 변화한 뒤, 호텔·리조트·렌탈·모빌리티 업체로 탈바꿈했다. 2020년 직영 주유소를 1조 3321억원에 매각하면서 사업 재편을 위한 실탄 마련도 했다. SK렌터카·SK매직에 힘을 싣는 작업이 지난해 어느 정도 성과를 봤다.
최성환 사장은 기업 설명회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담은 목표치를 제시했다. AI를 접목해 2026년까지 영업이익을 700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이다. 9년 만에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내 영업이익 규모를 3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재편만큼이나 최 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주가 관리다. SK네트웍스 주가는 최근 6000~7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견조한 영업이익 달성에 대한 기대감에 이달 초 주가는 8000원을 넘겼지만, 고밸류 우려를 담은 투자의견 ‘중립(HOLD)’ 리포트 하나에 주가는 10%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6% 오른 7500원을 제시하면서도,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상승 여력 부족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SK네트웍스 최근 10년 주가추이. 자료=네이버증권
SK네트웍스 최근 10년 주가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최근 10년을 봐도 주가는 1만원을 넘기기엔 역부족이었다. 2014년 말 1만2000원선까지 기록했지만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되며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에 대한 이미지는 SK그룹 계열사 가운데서 보수적이며 흐름에 뒤처진 기업”이라며 “최성환 사장이 이끌면서 점차 이미지가 우호적으로 변화했고, 실제 실적도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여러 호재들이 있었음에도 주가의 변화가 적은 점에 비춰봤을 때, 여전히 시장에서는 SK네트웍스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걸로 읽힌다”며 “최 사장이 제시한 청사진의 달성 여부가 주가 관리에 큰 열쇠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네트웍스는 주가 관리를 위해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에 나선다.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14.1% 가운데 6.1%를 다음 달 소각할 방침이다. 주당배당금(DPS) 경우 기존 주당 120원(우선주 145원)에서 주당 200원(우선주 225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또 올해부터 중간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다.

서동환 전문기자 oensh1@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