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험]④OCI-한미약품 동맹…이우현 리더십 ‘시험대’
[기업탐험]④OCI-한미약품 동맹…이우현 리더십 ‘시험대’
  • 신민재
  • 승인 2024.01.26 13:42
  • 최종수정 2024.01.26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약품 오너家 갈등 봉합 과제…협업 무산 때 평판 치명타 
이우현 회장 과거 불법행위 부각…신사업도 ‘지지부진’ 이중고

[인포스탁데일리=신민재 ]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사이의 동맹이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기미가 보이면서 오너의 리더십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이번 통합을 주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행보를 보였지만, 시작도 전에 스텝이 꼬인 모양새다. 과거 불법행위로 이사 선임 반대 의견에 부딪힌 이력에다 신사업도 지지부진한 터라, 이번 협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미약품 오너 일가
한미약품 오너 일가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우현 회장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과 임 사장은 지난 14일 한 차례 만남을 갖고 대화를 나눈 걸로 알려졌다. 후속 논의가 이뤄질 걸로 전해졌지만, 임 사장 측에서 현재는 대화의 창구를 닫은 모습이다.

임종윤 사장은 창업주 고(故) 임성기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그룹 내 막대한 지위에도 불구, 이번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사이의 동맹에 배제되며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우현 회장이 임종윤 사장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이유는 최근 불거진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 내 불협화음때문이다. 한미약품에 중대한 이슈임에도 불구, 소외된 장남이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카드를 꺼내며 두 기업 사이의 동맹에 제동을 걸었다.

당연히 △구주 매입 △신주 발행 △현물출자 등을 골자로 하는 협업은 ‘일단 멈춤’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에 이우현 회장이 나서 한미약품그룹 장남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임종윤 사장은 이 회장의 손을 잡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의견이다. 재계 관계자는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사이의 동맹은 이사회 결의를 거쳤지만, 장남이 소외되면서 그에 대한 반발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진 분위기였다”며 “임 사장이 경영권 분쟁 상태에서의 제3자에 대한 신주 발행 제한 등 상법상 근거를 내세워 법적 조치를 취하려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OCI 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이우현. 사진=OCI홀딩스 홈페이지
OCI 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이우현. 사진=OCI홀딩스 홈페이지

특히 재계의 눈은 이우현 회장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뒤늦게 사태를 수습하기보다는 애초에 문제가 될 소지를 만들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우현 회장이 임종윤 사장을 만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제스처를 보내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며 “처음부터 임 사장 측까지 아우르며 잡음 없이 두 그룹 사이 통합을 추진했다면 이 회장의 리더십이 빛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두 그룹 사이의 동맹이 법적 공방으로 번지게 되면서 그룹의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적신호가 켜졌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갈등 봉합 결과가 이 회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OCI그룹의 바이오 산업 역량 제고를 위해 한미약품그룹과 손을 잡으려 했다”며 “그 시작도 전에 문제가 터지면서 그룹 평판에 부정적 이슈만 더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 회장은 과거 불법 행위로 인해 사내이사 선임 반대 의사에도 부딪힌 이력이 있었다”며 “한 단계 도약을 위해 꺼내든 바이오 산업 진출도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터라 이번 한미약품그룹과의 동맹이 무산된다면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이우현 회장은 2018년 정기 주주총회 때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 대한 반대 권고를 받은 바 있다. 

2011년 내부정보를 이용, OCI 주식거래로 거액의 차익을 얻은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았다. 2007년 10월 OCI의 폴리실리콘공장 증성을 위한 1600억원 투자 정보를 이용, 주식 8000주를 차명으로 매입한 뒤 되팔아 5억원의 차익을 남기는 등 미공개 정보를 악용했다. 이 회장이 챙긴 부당이득은 10억여원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동생인 이우정 넥솔론 대표 또한 벌금 2억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OCI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내고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 권고했다. 이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지만, 현재까지도 과거의 불법행위 전력이 따라붙고 있다.

신민재 dydrhkd4@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