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탐험]②한앤코 '볼트온' 전략으로 '남양유업' 키우나?
[주가탐험]②한앤코 '볼트온' 전략으로 '남양유업' 키우나?
  • 김윤기
  • 승인 2024.01.17 09:20
  • 최종수정 2024.01.17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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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부자 등 기존 경영진 대폭 물갈이 불가피…유사 기업 추가 인수 예상

[인포스탁데일리=김윤기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21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품은 남양유업의 미래는 어떨까.  기존 오너 일가가 주축인 경영진의 대대적 교체와 함께 유사 기업을 추가 인수하는 한앤코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측 주식을 양도 받기 위해 법원에 강제집행을 요청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대법원이 지난 4일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계약 이행 소송 상고심과 연관된다. 대법원이 한앤코의 손을 들어주며 경영권 분쟁은 막을 내렸지만, 홍 회장 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 분위기이 때문이다.

한앤코는 올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전까지 문제를 매듭지으려는 분위기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홍 회장 측에서 주식 양도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이라며 “홍 회장 측은 계약 이행에 있어 최대한 시간을 끌려고 하는 반면 한앤코는 최대한 빠르게 최대주주에 오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료=남양유업
자료=남양유업

시장에서는 대법원의 판결로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막을 내렸기 때문에 남양유업에는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할 거라는 전망이다. 특히 1964년 설립되어 오너 일가에 의해 경영이 이루어진 만큼, 뿌리 깊게 박힌 경영 시스템과 인사 부문에서의 큰 변화가 일 거라는 전망이다.

인사 관련 변화의 첫 타깃으로 오너 일가 축출이 꼽힌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홍원식 회장과 그의 두 아들이 임원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는 2012년부터 근무하며 현재 경영혁신추진단장을, 차남 홍범석 상무는 2021년 남양유업에 입사하여 외식사업 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들 모두 한앤코 체제에서는 자리를 차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홍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이광범 대표이사 또한 오너 일가와 운명을 같이할 걸로 예상된다.

남양유업 임원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남양유업 임원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인사와 더불어 관심은 한앤코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으로도 모아진다. 한앤코는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사한 업종의 기업들을 추가 인수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내세운다.

남양유업이 속한 F&B 부문에서도 한앤코는 볼트온 전략을 쓴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3년 1150억원을 투입하여 경영권을 사들인 웅진식품이다. 한앤코는 웅진식품 인수 뒤 껌·캔디·초콜릿 등을 제조·판매하는 대영식품, 생수·주스류 제조·판매 업체 동부팜가야 등을 인수해 웅진식품의 몸집을 불렸다. 이 볼트온 전략을 통해 한앤코는 쏠쏠한 재미를 봤다.

볼트온 전략으로 몸집이 불어난 웅진식품은 2018년 말 2600억원에 대만의 유통기업인 퉁이그룹에 매각됐다. 인수 약 5년 만에 두 배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한앤코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M&A 업계 관계자는 “한앤코는 남양유업과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를 추가 인수하여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어 낼 전망”이라며 “커피, 우유, 음료, 유아식 등 제품이 다양한 남양식품 경우 볼트온 전략을 구사할 타깃이 더 다양할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윤기 rdr05@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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