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 블루오션 ‘탄소배출권’, 국내 증권사 사업 진출 가속화
금융업 블루오션 ‘탄소배출권’, 국내 증권사 사업 진출 가속화
  • 허준범 기자
  • 승인 2023.05.16 14:36
  • 최종수정 2023.05.16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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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 연평균 47% 성장세 기록
유럽 금융회사 탄소배출권 시장 앞서가
국내 증권사,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 가속화

[인포스탁데일리=허준범 기자] 탄소배출권 수요 확대로 배출권 거래가 금융권에 새로운 사업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글로벌 은행의 금쪽같은 탄소배출권’ 보고서에 따르면, 2050 탄소중립(net zero) 정책에 따라 탄소배출권 거래제도(Emission Trading)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할당한 후, 할당 받은 배출권보다 적게 배출한 경우 이를 많이 배출한 기업에게 팔 수 있도록 거래하는 제도다.

국내 탄소배출권 첫날 거래상황 살피는 직원. 사진=뉴스원
국내 탄소배출권 첫날 거래상황 살피는 직원. 사진=뉴스원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 연평균 47% 성장세 기록

탄소배출권 시장이 기업 등 실수요자 위주 시장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회사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탄소배출권이 금융업권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회사는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유동성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은 물론,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기업들의 탄소중립(net zero) 전환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 변동성 증가로 배출권 거래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가격이 상승 하면서 2018년 1,860억 유로(한화 약 270조 3000억원)에서 2022년 8,650억 유로(한화 약 1,257조 500억원)로 연평균 47% 성장세를 기록했다.

유럽(EU)은 ETS(Emission Trading Scheme, 탄소배출권 거래제) 적용 산업을 도로교통 부문을 포함한 대부분 산업 영역으로 2027년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 (단위: 십억 유로).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탄소배출권 시장은 정부에 의해 배출 허용량이 통제되는 ‘규제시장’과 규제와 무관하게 민간이 감축활동을 수행하는 ‘자발적 시장’으로 구분된다. ‘글로벌 자발적 시장’은 ′21년 10억 달러로 추산되며 전체 시장 내 비중은 아직까지 작은 편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맥킨지(McKinsey)는 오는 2030년 ‘글로벌 자발적 시장’이 500억 달러(한화 약 66조 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바 있다. 

 

◇유럽 금융회사 탄소배출권 시장 앞서가

글로벌 금융회사는 배출권 시장에서 직·간접투자로 수익을 창출하고 거래를 중개하는 동시에 고객의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에서 구축된 금융역량을 기반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시하는 한편, 탄소배출량 관련 컨설팅 등 타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탄소배출권 규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유럽 내 금융회사들이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솔루션 제공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BNP Paribas의 탄소배출권 관련 관계사 협업구조.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프랑스의 다국적 금융 그룹인 BNP 파리바(BNP Paribas)는 개발도상국 프로젝트를 통해 배출권을 신규로 확보하고 장외시장 에서 이를 중개하는 프로젝트 기반 배출권 창출에 강점을 보인다. 계열사간 협업을 바탕으로 벨류체인 전 단계에 걸쳐 영업기회를 창출하는 종합 사업모델 구축했다는 평가다.

 

◇국내 증권사, 탄소배출권 사업 진출 가속화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는 급성장 중이며 전망도 밝지만, 유동성은 여전히 부족하다.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는 2022년 기준 2,593.5톤이 거래 되었다.

이는 최초 거래가 시작된 2015년 124.2만톤 대비 연평균 54.4%가 증가한 수치다. 거래대금 5,713.7억원 및 일평균 거래대금 23.2억원 규모이며 이는 2015년 대비 연평균 70%대 증가한 수치다.

긍정적 시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탄소배출권에 진출한 금융사는 거래소를 통한 매매에 주력하고 자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간 탄소배출권 거래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 할당배출권 시장 현황(장내).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미국의 IRA, EU ETS 개편 등 배출권 관련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며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경우 기업, 시장조성자(LP) 5개사(산업은행, 기업은행, 증권 3개사)만 거래가 가능한 현 배출권 유통시장은 거래 부진에 따른 유동성 부족이 주요 이슈이며, 이는 구조적 경직성과 제한된 참여자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정부가 배출권 시장 확대와 시장 유동성 부족 문제 해결 위해 20개 증권사가 장내 매매거래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시장 기대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향후 ETF/ETN 등 도입으로 리테일 기반 확대를 위해 선물시장 개설을 준비중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회사들 역시 ESG 경영 실천과 탄소배출권 시장 확대에 따른 기대감으로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2년 5월 탄소배출권 거래를 포함한 탄소금융 전담 TF 신설했으며, 자기자본 투자를 통해 배출권을 확보하는 프로젝트부터 관련 컨설팅, 수탁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2022년 탄소에너지금융팀을 신설하고, 22년 7월  ‘자발적 탄소배출권에 대한 자기매매 및 장외거래 중개 업무’를 부수업무로 신고하고, 8월 1일부터 업무를 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1년 5월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로 선정된 이후,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시장 진출 발표했다.

하나증권 역시 21년 5월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로 선정 됐으며,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시장 진출을 발표 했다. 이후 탄소배출권 ESG 인덱스 기초 파생결합증권(ELS) 발행하기도 했다.

 

허준범 기자 jb_3heo@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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