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세 차례 1위 됐지만 총장 탈락한 인제대
부부가 세 차례 1위 됐지만 총장 탈락한 인제대
  • 특별취재팀
  • 승인 2023.08.23 16:11
  • 최종수정 2023.08.23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진경·전병철 부부의 담담한 감사 편지 화제
-“지지해주신 부산·김해 언론과 여론에 감사합니다”
-서울백병원 로비에는 “잘못된 이사회 결정 학교도 무너뜨린다” 대자보
-인제대학교 소속 교수들의 ‘교육부’ 탄원서 잇따를 것

또 경선 1위가 총장이 안 됐다. 

지난 18일 치러진 인제대 새 총장 경선에서 큰 투표차로 1위를 얻은 백진경 교수가 다시 총장이 되지 못했다. 남편인 나노공학과 전병철 교수가 두 번이나 1위를 하고도 총장에서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아내인 백진경 교수가 세 번째 희생자가 됐다. 

인제학원 이사회는 22일 백진경 교수에 이어 2위를 했던 전민현 현 총장을 다시 총장으로 선임했다. 전 총장은 지난 총장 선거에서도 백 교수의 남편 전병철 교수에 뒤졌지만 총장에 당선된 바 있다. 당시 전 총장은 논문 표절 문제가 불거져 학내외에서 비판이 제기됐지만, 인제학원 이사회의 ‘뚝심’(?)으로 총장에 올랐다. 

백진경·전병철 교수 부부는 총장 선임이 좌절된 23일 두 부부의 이름으로 감사 편지를 썼다. 백 교수 부부는 학교 구성원들과 서울, 부산, 김해 지역 언론에 감사와 아쉬움의 뜻을 담담히 전하며 좌절하지 않고 인제학원의 발전을 위해 뛰겠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연속 2위를 하고도 총장으로 선임된 전민현 현 총장과 그를 밀었던 이사회측에 자신들을 지지했던 교수와 직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먼저 부족한 저희 내외를 총장 선거에서 3차례나 잇따라 1등으로 뽑아주신 인제학원 가족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사립대학 총장 선거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호응해 주신 서울과 부산 김해의 언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총장선거에서 3차례나 저희 내외를 밀어 주신 교수님들이 배척을 당하고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재단 측과 연임된 전민현 총장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총장 선입 과정에서 인제대학교의 위기 상황을 보다 명확하게 인식하게 됐다”며 “이번에 인제대학교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저희에게 큰 기대와 힘을 주신 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들 부부는 “사재를 털어 최초의 민족자본 병원을 설립하신 백인제 할아버지와 지역발전을 위해 서울에서 부산, 김해를 잇는 인제대학교를 설립하신 아버지 백낙환 이사장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서 앞으로 저희 내외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3일 서울백병원 로비에 “당신이 이사회 멤버라면 총장으로 누구를 뽑겠는가? 경선 1위 백진경 교수, 연구윤리 위반 전민현 교수” 라는 대자보가 걸렸다. 사진=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

 

한편 서울백병원 교수 노조측은 23일 오후 서울백병원 로비에 백진경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하지 않은 인제학원 이사회와 재선된 전민현 총장에 대한 비판 대자보가 걸렸다. 교수 노조측은 대자보에서 “잘못된 이사회 결정, 병원과 학교를 무너뜨렸다”며 “당신이 이사회 멤버라면 총장으로 누구를 뽑았겠는가? 경선 1위 백진경 교수, 연구윤리 위반 전민현 교수”라고 반문했다. 이는 전민현 총장이 과거 논문 3편이 학술지 연구 윤리 위반으로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인제대학교 소속 모 교수는 “현재 교수들과 직원 노조에서 총장 선임과 관련한 교육부 탄원서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학교 구성원들의 의사를 무시한 이사회측의 폭거와 월권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공감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진경·전병철 교수 부부 감사 편지 전문>

사랑하는 인제학원 가족 여러분!
아낌 없이 도와주신 서울과 부산, 김해의 언론인 여러분!
존경하는 지역사회 지지자 여러분!

먼저 부족한 저희 내외를 총장 선거에서 3차례나 잇따라 1등으로 뽑아주신 인제학원 가족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특히 저 백진경을 사립대학 총장 선거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호응해 주신 서울과 부산 김해의 언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저희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여론을 일으켜주신 부산과 김해의 지역 인사분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 말씀을 같이 드립니다.

저 백진경은 이번에 총장이 되지 못했지만 이렇게 많은 의로운 분들이 인제학원을 걱정해주신다는 사실에 큰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총장선거에서 3차례나 저희 내외를 밀어주신 교수님들이 배척을 당하고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재단 측과 연임된 전민현 총장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총장 선입 과정에서 인제대학교의 위기 상황을 보다 명확하게 인식하게 됐습니다. 

이번에 인제대학교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저희에게 큰 기대와 힘을 주신 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사재를 털어 최초의 민족자본 병원을 설립하신 백인제 할아버지와 지역발전을 위해 서울에서 부산, 김해를 잇는 인제대학교를 설립하신 아버님 백낙환 이사장님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서 앞으로 저희 내외는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죄송하고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023년 8월 23일 백진경, 전병철 내외 드림

 

특별취재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