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KT 윤경림 대표 선임 ‘안갯속’…정부 눈치 본 현대차(?) ‘반대 의사’
[현장에서] KT 윤경림 대표 선임 ‘안갯속’…정부 눈치 본 현대차(?) ‘반대 의사’
  • 김영택 기자
  • 승인 2023.03.10 15:45
  • 최종수정 2023.03.10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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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KT Transformation 부문장(사장). 사진=KT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KT 대표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선임이 확정될 것으로 보였지만, KT 2대 주주인 현대차가 반대의사를 밝혔다. 

앞서 윤경림 사장의 KT 대표이사 선임에 반대의사를 내비친 국민연금과 뜻을 같이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윤석열 정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재계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1호 사정 기업이 어디가 될 지 전전긍긍 눈치를 살펴보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KT 이사회에 대표이사나 사외이사 선출 등 주요 안건에 대주주의 뜻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는 KT 대표 선임 절차에 불신을 드러낸 국민연금과 뜻을 같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지난 7일 KT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윤경림 사장을 최종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그러면서 오는 31일 KT 주주총회에서 윤 사장을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윤경림 사장이 KT 대표로 선임되기 위해서는 KT 1, 2대 주주인 국민연금(10.15%)과 현대차그룹(7.79%)을 설득해야 한다. 

작년 12월 국민연금은 구현모 현 KT 대표의 연임에 대해 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했다며,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사진=현대차 제공

업계에선 이번 KT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의 윤경림 대표 선임에 대한 반대의사 표명을 놓고, 다소 의아하다는 분위기다. 

그간 윤경림 사장은 현대차그룹 근무 이력 등을 근거로 현대차 그룹으로부터 우호적 관계라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윤석열 정부의 눈치를 보고, 최대한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최양오 ISD기업정책연구원장은 “기업들이 새 정부에서 자칫 미운털이 박힐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라면서 “현대차 역시 국민연금과 뜻을 같이함으로써 나쁠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과거 정권 교체 시기마다 사정의 칼바람을 맞는 흑역사를 경험해왔다. 실제로 주인 없는 기업으로 불리는 KT와 포스코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던 CEO가 대부분이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재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급성장했던 기업들 가운데, 특혜 의혹이나 친정부 꼬리표가 붙은 기업들의 경우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사정 1호’ 기업이 어디가 될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2010년대 중후반까지 특수통 출신으로 ‘대기업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의 불법적 행위나 구조를 잘 알고, 검찰 수사에 최적화됐다는 의미에서 붙은 별명이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성향과 그 주변 검사출신들이 주요직에 배치되면서 기업 입장에서 위축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면서 “사정의 칼날이 드리울 수 있다는 생각에 다들 눈치를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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