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위험자산 선호 현상.."한 박자 늦게 해도 좋은 장 만날 것"
[심층진단] 위험자산 선호 현상.."한 박자 늦게 해도 좋은 장 만날 것"
  • 박남숙 기자
  • 승인 2023.02.21 08:06
  • 최종수정 2023.02.21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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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유동성 랠리 후 속도조절 불가피..3월 FOMC 방향성 주목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나타나는 문제 경계
경계의 시각 가지되 실적 확인 필요

[인포스탁데일리=박남숙 기자] 

사진 = 아이클릭아트
사진 = 아이클릭아트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올 들어 랠리를 이어가면서 투자자예탁금은 1월 한 달 동안 7조원이 증가해 다시 5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약 4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다만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 금리인상으로 급선회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증시는 조정을 거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는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이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채권시장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10년물 국채금리와 2년물 국채금리는 모두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포스탁데일리>는 최양오 ISD기업정책연구원장, 박명석 기자 그리고 여타 전문가들과 함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둘러싼 분석과 전망, 향후 투자 전략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주가 차트 그래프 주식 거래소. 사진= 픽사베이
주가 차트 그래프 주식 거래소. 사진= 픽사베이

◇ 1월 유동성 랠리 후 속도조절 불가피..3월 FOMC 방향성 주목

통상 월 기준으로 특정 자산이 10% 이상 오르련면 두 달 연속 상승하기는 어렵다.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박명석 인포스탁데일리 기자는 "최근 랠리의 핵심의 BOJ(일본은행)에서 나오는 유동성으로 차기 일본은행 총재 선임 후 정책 변화 가능성으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2월 들어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은 일방적인 달러 약세가 멈추고 달러 대비 원화는 1230원선을 위협하다 다시 1260원대로 올라가는 양상으로 1월에 나타났던 비이성적인 상승과 유동성 유입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반영하는 가운데 펀더멘털이 뒷받침될지 혹은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유입될지 점검하는 한달"이라고 평가했다. 방향성에 대한 결정은 3월 미 연준의  FOMC 회의 이후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최근 미국의 기술주와 성장주에서 유럽과 신흥국, 가치주 그리고 채권시장으로 움직이는 돈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최양오 ISD기업정책연구원장은 "영국 증시가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일단 금리 인상 사이클과 중국의 리오프닝 전개에 따라 변곡점에 와 있는 상태"라고 판단했다.

1월 초반에는 가치주 성격의 낙폭 과대주의 상승이 1월 중순에는 금리가 떨어지면서 유동성이 성장주로 옮겨졌고, 국내 증시에서는 1월 한달간 마이너스를 수익률을 보이던 이차전지주가 급등하면서 2월 초 시장을 역전해 지수 상승보다 더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영국 경제 성장률이 긍정적이지 않음에도 영국 증시가 최고가 수준으로 갔다는 것은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의 성격으로 지금 이 흐름은 펀더멘탈이 뒤를 받쳐주지 않거나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등락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상승 추세지만 상승의 원동력이 유동성인 만큼 유동성 요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100달러 연출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100달러 연출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나타나는 문제 경계

지난 12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총자산 규모가 3000억을 밑도는 업체 수는 총 18곳으로 집계됐다. 전국 저축은행 79곳 중 23%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 18개 업체의 연체율은 4.6%로 업계 평균(3.0%)을 크게 웃돌았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5.0%로 업계 평균(3.5%)보다 1.5%포인트 높았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 가능성이 극히 낮은 악성 부채를 뜻한다.

박명석 기자는 "대형 은행들은 여전히 연체율이 1% 미만인데 중요한 점은 오르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라며 "3월부터 회사채 상환 물량이 늘기 시작하면서 채권시장의 체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구간이 돌아온다"고 분석했다.

1~2월에는 공백기여서 채권시장도 안정되고 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금리도 안정되었는데 최근 꿈틀거리고 있는 연체율과 3월 달부터 늘어나는 회사채 만기 도래 물량까지 겹치기 시작하면 정책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던 크레딧 지표나 금리의 흐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양오 원장은 "은행의 수신금리 내리게 했던 영향이 컸던 것 같다"며 "유동성과 수익성이 더 높은 곳으로 갈아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MMF 등 대기 자금에 16조원 정도가 유입됐다는 것은 언제든지 유동성 장으로 옮겨탈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만기도 상반기부터 서서히 도래하기 시작했다.

지난번 만기에는 돈이 없었다기 보다 위험해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수하지 않으면서 금리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올 3월~4월에는 만기가 돌아오기 시작한다.

우기훈 뮤레파코리아 수석 파트너는 "PF와 관련된 움직임이 다시 경색된다면 전체 시장에 대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실한 은행 쪽에서 먼저 문제가 터질 수 있어 그 부분을 점검해 봐야 한다"며 "지금은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개별 기업 단위나 개별 지방은행단 쪽에서 문제가 생길지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양오 원장도 "PF 125조가 뇌관으로 지난 '레고랜드 사태'에서 봤듯이 전파 속도가 빠르고 전체 흐름이 위험 자산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튀어나올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돈, 5만원권 사진= 픽사베이
한국돈, 5만원권. 사진=픽사베이

◇ 경계의 시각 가지되 실적 확인 필요

투자전략으로 지금은 경계의 시각을 가져야 할 때이지 액션을 취할 때는 아니라는 조언이 나왔다.

박명석 기자는 "이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움직일 필요는 없다"며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우상향이 나타나고 있고 아직까지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는 측면이 있어 오히려 종목을 구분해 신규 매수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악의 수는 지금이 고점이라고 생각하고 매도하는 것이란 의견이다. 최양오 원장은 "실적을 확인하고 가도 늦지 않다"며 "예전에는 한 박자 빠르게 해야 수익성이 좋았지만 지금은 한 박자 늦게 해도 좋은 장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종목보다는 여러 종목으로 나눠서 방망이를 짧게 잡고 대응하는 것이 낫다"고 추천했다.

 

박남숙 기자 pns@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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