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당정, 국민연금 '자산배분' 자율 조정토록 추진… '연못 속 고래' 딜레마
[단독] 당정, 국민연금 '자산배분' 자율 조정토록 추진… '연못 속 고래' 딜레마
  • 박효선 기자
  • 승인 2021.03.18 10:11
  • 최종수정 2021.03.19 19: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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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당정이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춰 국내 주식 비중 등을 조정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2개월 간 국내 주식을 연일 매도해온 국민연금은 투자 전략 조정을 전면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연금이 현 시점에서 국내 주식 매도를 멈추거나 비중을 더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당정, 국민연금 ‘리밸런싱’ 자율권 준다는데… 코스피 3000 무너지지 않게 조정하라(?)

사진=국민연금공단
사진=국민연금공단

당정이 국민연금에 ‘리밸런싱’ 자율권을 보장해준다는 것은 사실상 국내 주식 매도를 멈추거나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투자 전략을 조정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명분은 한국 증시가 점차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지만, 최소 코스피 지수 3000포인트가 무너지지 않도록 국내주식 비중을 조정하라는 권고안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는 대신 국내 주식 비중을 2025년까지 15% 수준으로 낮춘다는 자산배분계획안을 내놨다. 올해 말 국내 주식 비중은 16.8%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국내 주식 비중이 21.2%까지 올라온 가운데 계획대로라면 국민연금은 올해 4.4%p, 즉 24조원 규모 물량을 처분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달 17일까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15조원 가량 물량을 팔아치운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20조원 규모가 시장에 더 나올 전망이다.

그런데 이번 당정의 권고에 따라 국민연금은 이 같은 자산배분 계획안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자산배분에 관한 의제가 올라왔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연금은 이달 말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내주식 등 리밸런싱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바다로 가던 고래, 연못가 개미 눈물에 깊어진 고민

국민연금의 중기자산배분 계획안. 출처=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내부에선 계획안 조정에 신중한 모습이다. 연이은 매도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고 당정의 은근한 압박까지 이어져 불가피하게 리밸런싱 조정을 논의하게 됐으나 현 시점 계획안을 틀기엔 중장기적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 입장에선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주식 비중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한국 기업은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지적해온대로 오너리스크, 지배구조의 취약함이 존재하고 대체로 배당 수준이 낮은데 반해, 해외주식은 배당규모가 크고 지배구조 등 리스크가 비교적 적다. 

또 과거부터 지금까지 뉴욕증시와 한국증시만 비교해 봐도 그동안 지지부진하다 최근 단기 급등한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달리,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지속적으로 우상향해온 것을 알 수 있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해외주식을 전년 22.3%에서 올해 말 25.1%로 늘리기로 한 이유다.

연기금 위탁 운용사 한 관계자는 “기금 운용을 하는데 배당 수준과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해외 연기금들도 대부분 해외투자 비중을 크게 두는 마당에, 국민의 노후를 지키기 위한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만큼은 그 독립성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 적립기금은 언젠가 고갈 시기가 온다”며 “여론과 정치권의 요구대로 국민연금이 한국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들고 있거나 비중을 늘리더라도, 결국엔 한꺼번에 팔아야 하는 시점이 오는데 그땐 한국증시에 엄청난 쇼크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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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21-03-18 14:43:28
바다니 연못이니 하는 것도 웃기네
우리 증시를 연못으로 만드는게 국민연금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