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사장 "R&D에 집중 투자… 2024년 업계 1위 목표"
[人터뷰]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사장 "R&D에 집중 투자… 2024년 업계 1위 목표"
  • 윤서연 기자
  • 승인 2020.11.03 16:55
  • 최종수정 2020.11.03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사장.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외국계 회사냐고요? 아닙니다. 한국 토종기업입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임플란트 세계 1위, 글로벌 4위인 오스템임플란트는 1997년 D&D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순수 토종기업이다. 2002년 연구소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임플란트 시장에 진출했고, 빠른 시간에 국내외 시장을 석권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2006년 오스템임플란트로 사명을 바꿨다.

국내 시장에서 외국계 회사들을 물리친 오스템임플란트는 이후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코스닥 상장 원년인 2007년 1000만 달러 수출을 시작으로 이 회사는 2012년 3000만 달러, 2015년 5000만 달러에 이어 2018년 1억 달러 수출을 연이어 돌파했다. 최근엔 임플란트 뿐만 아니라 장비와 재료, 치과 IT, 인테리어 등을 파는 '치과 토탈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엄태관 사장은 부산대 의과대학 의공학을 전공하고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2001년 오스템임플란트 연구부장으로 합류한 뒤 두각을 드러내며 2017년 사장 자리까지 오르게 됐따. 최근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로 이전한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엄 사장은 회사를 2024년까지 임플란트 매출 글로벌 1위, 2034년까지 치과 전체 매출 글로벌 1위를 차지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내세웠다.

<인포스탁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엄 사장은 "손익을 개선해 올해부터 그 결과를 보고 있고 연말에 이어 내년도도 성장과 손익의 균형을 맞추려 한다"라며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성공적 턴어라운드를 위해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는 뜻도 밝혔다.

아래는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과 엄태관 사장 간 일문일답.


Q. 최근 마곡 신사옥에 입주했다. 의미가 어떤가.

A. 원래 마곡 사이언스파크는 연구단지라 연구소만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우리도 처음 분양받아서 들어온 게 아니었는데,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분양받은 뒤 어려울 때 반납한 것을 우리가 신청해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서울시에서 선물을 줬다고 생각한다.

Q. 건물이 어금니 두 개를 놓은 디자인인데, 특별히 뜻을 담은 게 있나.

A. 최규옥 회장이 건물 외형에 대해 조예와 관심이 있다. 부산 사옥에 이어 두 번째로, 이곳을 제대로 의미 있게 지어 랜드마크를 만들자는 뜻에서 건설사에 경쟁입찰을 붙인 결과 선정하게 됐다.

Q. 치과의사 신뢰도 1위 기업으로 선정됐다. 회사를 소개해달라.

A. 한국 토종회사다. 회사 이름 때문에 외국계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순수 한국회사고 현재 매출 기준 아시아태평양 1위, 세계 4위다. 판매 수량으로는 2018년부터 세계 1위를 하고 있다. 임플란트 전문기업이지만 치과에서 필요로하는 장비와 재료, 치과 IT, 치과 모델하우스 등 인테리어까지 파는 치과 토탈기업이다.

Q. 토털솔루션이라면 어떤 시스템인가.

A. 임플란트는 부산 제조 공장에서 만든다. 마곡은 치과에서 사용되는 인테리어부터 모든 장비, 재료 등을 만들며 현재 치과에 들어가는 모든 제품의 60%를 우리가 공급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그걸 모두 토탈로 공급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치과 의사들이 오스템을 만나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다.

Q. 신사옥에 연구소가 많다고 들었다. R&D 투자도 많이 한다고.

A. 연구소가 분야별, 영역이 많다. 등록된 연구소는 6개고 비등록까지 치면 10개나 된다. 매출 대비 R&D 규모도 6~7%를 유지하고 있고, 국내 직원 1800명 가운데 연구 인력도 450명에 달한다. 전세계적으로 총 직원은 4000여명이다.

Q. '디지털 덴티스트리'라는 말이 생소하면서 눈에 띈다.

A. 치과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다소 늦게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다. 모든 작업이 디지털화할 순 없지만, 예를 들어 난이도 있는 임플란트 수술의 경우 의사들이 최종적으로 숙련되기까지 10여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디지털이 되면 컴퓨터 상에서 가상수술을 통해 어려운 수술을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처음 배우는 의사들도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빠른 시간에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Q. 캐드/캠(CAD/CAM)이나 3D프린터 등이 차세대 치과 의료기기가 시장에서 뜨겁다. 그 분야는 어떻게 연구하고 있나.

A. 캐드/캠도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한 분야다. 환자의 데이터를 컴퓨터에 올리는 CT와 스캐너, 컴퓨터 상에서의 모의 시술, 결과를 환자에게 옮기는 작업까지 이어진다. 이 가운데 치아 보철물을 가공하는 게 과거엔 기술의 영역이었는데 이걸 밀링, 다시 말해 캠으로 가공하는 데 있어 우리가 전 라인업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환자 데이터를 구강 스캐너를 통해 픽업하는 게 중요한데, 그 부분은 세계 1위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또 우리 자체적으로도 개발하는 게 있는데 그것도 내년이면 나올 것이다. 이미 70%정도 완성됐고, 나머지 30%는 연말과 내년 초까지 이어서 나갈 것이다. 캐드/캠 분야도 조만간 석권하리라 생각하고 있다.

Q. 회사가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인상적 수치다.

A. '자동차 경주에서 승부는 코너에서 갈린다'는 말이 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그간 고속성장하는 과정에서 운도 따랐는데,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운도 좋았지만 실력도 받쳐줬다. 올해 2분기까지 메이저 1~3위 업체들이 모두 매출에서 30% 역성장했지만 우리는 1%올랐다. 거의 30%의 갭을 낸 것이다.

Q. 어떻게 가능했나.

A. 구체적으로 고객, 즉 치과의사 친화적 전략을 썼다.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지니 당장 필요한 게 현금 확보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영업을 통해 돈을 확보한다. 다시 말해 고객한테서 밀린 돈을 받고, 물건을 줄 때도 돈을 먼저 받는 식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을 은행에서 차입해 고객에게는 금전적 말미를 줬다. 중국과 미국 모두 치과 셧다운되며 매출이 '제로'인데 돈을 달라 할 수 없지 않나. 오히려 돈 받는 시기를 미뤄주면서 신뢰를 쌓았다. 당연히 우리도 매출은 없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서 우리에게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Q. 최근엔 500억원의 CB를 무이자로 발행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A. 우리가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기 보단, 투자자들이 우리 회사를 우리 생각과 비슷하게 본 듯하다. 대표이사 입장에선 지난해가 다소 안 좋았지만 올해 실적이 양호한 편인데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생각한다. CB를 발행할 때 투자자들도 같은 생각을 한 듯하다. 지금이 저평가니 투자하면 많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높은 듯하다.

(좌)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우)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사장. 사진=인포스탁데일리

Q. 중국 시장 1위인데 어떻게 진출했고, 향후 계획은 어떤가.

A. 국내 임플란트가 20년 전에는 외국산 95%, 국산 5%였는데 지금은 반대다. 국산이 90%이며 그 중 절대다수가 오스템임플란트다. 우리는 한국에서 외국계과 싸워 이긴 노하우를 갖고 중국에 처음 들어갔고, 현지화 전략을 통해 사업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임플란트 시장은 치아 결손 인구와 경제 규모, 치과 의사라는 3요소가 갖춰져야 한다. 중국의 경우 치아 결손 인구와 경제력은 충분한데 치과의사가 부족하다. 임플란트가 전세계적으로 치의대에서 가르친 지 얼마 안 된 분야이기 때문으로, 중국 치과의사 가운데 임플란트 가능 인력은 15%수준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는 임상 교육을 통해 향후 이 비중을 50%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를 통해 교육을 받은 의사들이 나중에 오스템임플란트 제품을 쓰게 될 것이다. 또 우리는 중국에서 400여명의 영업사원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인원 수가 많으니 투자자 분들이 지적하는데, 우리는 영업사원이 비용이 아니고 투자라 생각한다. 중국에서 1위를 한 원동력이다.

Q. 굳이 직영으로 영업사원을 관리하는 이유가 있나.

A. 의료기기업계는 대부분 딜러 영업을 한다. 딜러는 크게 두 종류로, 임플란트를 하는 딜러와 신규 딜러로 나눠진다. 이 가운데 기존에 임플란트를 했던 딜러는 세계 1위인 업체를 담당하는 만큼 우리 제품을 더 많이 팔기 어렵다. 우리가 처음에 딜러 영업을 했다가 직영으로 바꾼 이유다.

Q. 미래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장점은?

A. 우리가 마케팅을 잘 하는 회사라고 치과계에 정평이 나 있지만 내부에선 제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래갈 수 없다고 판단해 품질에 승부를 걸어 왔다.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첫째가 연구이며, 그래서 연구개발 투자에 매출액의 7~8%를 쏟고 있다. 마곡 사옥이 2만2000평인데 1만평이 연구소이며 그 중 실험실이 3000평에 달한다.

Q. 투자자들은 안 좋아할 수도 있겠다.

A. 그래서 신사옥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연구진 450명이 임플란트만 다 하는 게 아니다. 구강전문 제약회사도 있고, 교정도 하고 있다. 치아는 교정과 임플란트가 있다. 또 치과 인테리어 등 사업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또 향후 2034년까지 10조원 매출 목표를 세웠는데, 이는 우리 회사 하나만으론 어렵다. 결국 해외 기업 M&A를 염두에 두고 있고, 성공적 턴어라운드를 위한 관리 시스템도 수 년 전부터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영의 한 축을 세우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준비 중이다. 

Q. 2024년 목표를 임플란트 업계 1위, 2034년 목표를 치과업계 1위로 정했다.

현재 임플란트 1위는 스위스 스트라마이너로 1조7000억의 매출 가운데 임플란트로만 1조1000억원을 거둔다. 그리고 전체 치과계 1위는 8조원 정도를 번다. 우리는 2024년도 매출 1조4000억원을 기록해 임플란트 업계 1위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2034년도엔 10조원의 매출을 거둬 치과계 전체 1위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Q. 끝으로 투자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

A. 오스템임플란트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회사다. 그 과정에서 손익보단 성장을 우선시해왔는데 이에 대해 투자자분들이 싫어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그 부분을 개선해 올해부터 성장과 손익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오스템임플란트는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약속을 지키는 회사, 투자자들이 예측 가능한 회사가 될 것이라 말씀드린다.

윤서연 기자 yoonsy0528@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