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심리 ‘비관’ 전망은 계속… 내수 회복력 약해지나
얼어붙은 소비심리 ‘비관’ 전망은 계속… 내수 회복력 약해지나
  • 최재영 선임기자
  • 승인 2020.04.28 11:32
  • 최종수정 2020.04.28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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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 한국은행
그래프= 한국은행

[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4월 소비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추락했다. 이달 심리지수 하락은 전달에 이어 예견된 것이며 당초 예측과 달리 이달 지수는 큰 폭의 하락 없었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회복력’이 약해지고 있는 점이다. 석달간 하락폭을 놓고보면 내수회복을 이끌 수 있는 각종 지수들에서 ‘비관’적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0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70.9로 전달보다 7.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8년 12월(67.7)이후 최저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9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은 예견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달 들어서도 소비자들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점 등을 들어 구매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활동 자체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당분간 지수하락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표= 한국은행
표= 한국은행

이같은 예측에도 이번 지수 하락이 우려스러운 것은 하락폭이 가파르다 점이다.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석달간 지수 하락은 33.4포인트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석달간 하락폭과 비교하면 심각성을 더한다. 2008년 10월 12.7포인트 급락한데 이어 11월은 5.0포인트, 12월에는 5.2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석달간 하락폭은 22.9포인트다. 당시에는 3개월 연속 하락 후 4개월차 들어서면서 바로 반등했다. 다만 90대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총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이런 상황을 본다면 다음달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예년 수준까지 회복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항목에서도 이같은 우려스러움이 그대로 읽힌다.

현재 생활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CSI’는 77로 전달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 생활형편전망도 79로 전월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두 지수의 석달간 하락폭은 각각 4.0포인트, 4.6포인트다. 이 두 지수는 최근 3년간 석달기준으로 1.0포인트 하락한 적이 없었다. 그만큼 현재 가계상황이 나쁘고 앞으로도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표= 한국은행
표= 한국은행

여기에 이달 ‘가계수입전망CSI는 83으로 전달대비 1.7포인트 떨어졌다. 코로나19가 직접 영향을 주기 시작한 석달간 7.7포인트나 하락했다.

이같은 비관적 시각으로 고스란히 가계 소비지출에도 반영됐다. 이달 소비지출전망CSI는 87로 전달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석달간 8.7포인트나 하락했다.

경제상황을 보는 인식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CSI(31)와 앞으로 6개월을 보는 향후 경기전망CSI(59)는 전월대비 각각 7.0포인트, 3.0포인트 하락했다.

전달과 비교해 이달 들어서는 크게 개선됐다지만 3개월을 놓고 보면 현재 경제상황을 ‘최악’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올 1월 현재경기판단CSI는 78, 향후경기전망CSI는 87이었다. 석달만에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현재 경제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또 다른 신호는 취업기회전망과 임금수준전망에서도 엿 볼 수 있다. 취업기회전망CSI(58)로 전달보다 6포인트 떨어졌고 임금수준전망CSI(102)는 전달보다 7.0포인트 하락했다.

표= 한국은행
표= 한국은행

취업기회전망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80선을 유지해왔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된 3월에는 64로 내려앉았다. 두달 연속 하락폭을 본다면 앞으로 취업상황은 쉽지 않을 것으로 소비자들은 보고 있는 셈이다.

현재와 비교해 1년후 전망을 보여주는 임금수준전망은 여전히 100을 넘어서 임금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해 117 수준을 유지하던 전망은 올해 1월(119) 최고점을 찍은 뒤 2월(116), 3월(109)이후 계속 떨어지는 중이다. 코로나19 확산과 고용불안 등을 고려하면 다음달에도 하락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달 보합이었던 주택가격전망CSI(96)는 역대 최대폭의 급락을 보였다. 주택가격전망은 전달보다 16포인트 하락해 올해 처음오 1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정부가 고강도 주택시장 규제대책을 내놓으면서 올해 1월 전달보다 9포인트 하락한 116를 나타낸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왔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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