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증권업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 조정… "증권사별 유동성 부담 및 대응력에 주목"
한기평 증권업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 조정… "증권사별 유동성 부담 및 대응력에 주목"
  • 박효선 기자
  • 승인 2020.03.27 16:26
  • 최종수정 2020.03.27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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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헤지 비용 증가‧자산 가치하락‧투자자산 부실화 등 증권사에 부정적 영향
제공=한국기업평가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 영향을 감안해 증권업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중립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주요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자금시장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증권업계 전반에 유동성 부담, 보유 자산의 가치변동성 확대 및 부실화 부담, 영업 위축에 따른 수익감소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가 증권업에 중대한 하방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로나 사태 관련 증권사 신용도 측면 핵심 모니터링 요인으로 △유동성 부담 발생 수준 △파생계약 관련 헤지비용의 확대 수준 △보유 자산의 부실화 수준 △영업위축에 따른 실적저하 수준 등을 꼽았다.

급격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자금 시장 경색이 우려되는 가운데 한기평은 증권사별 유동성 부담과 대응력에 주목한다. 단기성 조달·운용 구조의 특징을 지닌 증권업 특성상 유동성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우발채무나 파생상품 관련 잠재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우발채무의 경우 통상 3개월 단위로 차환 발행되는 유동화증권(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에 대한 시장소화가 어려워질 경우 유동성 측면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동성 GAP(유동성자산-유동성부채, 잔존만기 3개월 기준) 대비 우발채무 부담이 큰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로 파악됐다.

이에 한기평은 이들 증권사 중심으로 유동화증권을 비롯해 단기성 상환부담, 최근 자금조달 현황(하나금융투자 대규모 증자 및 선순위채 발행 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동성 대응력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제공=한국기업평가

특히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인 인 유로스톡스50, S&P500 등 주요 지수들이 급락하면서 자체 헤지 방식의 파생상품에 대한 추가 증거금 요구(마진콜)가 발생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증권사들이 대규모 CP를 발행하는 등 유동성 이슈가 불거진 상황이다.

3개월 동안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화증권과 달리 마진콜은 일시에 유동성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크다.

한기평은 “자기자본 대비 자체헤지 ELS 비중으로 보면 주로 대형사들의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8년 상반기, 지난해 3~4월, 지난해 9월 이후 발행된 ELS의 미상환잔액이 많은 것으로 분석돼 해당 기간 발행규모가 컸던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의 증권사 헤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보유 증권 가치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발생, 항공업·해운업·항공기 및 선박금융 등 유관 산업·자산에 대한 건전성 부담, 계획된 사업진행 차질로 인한 투자약정 관련 손실 발생가능성, 셀다운 리스크 확대, 투자심리 냉각에 따른 자산관리·IB 수수료 수익 감소 등으로 상당 수준의 영업실적 저하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평은 “종합IB들의 이익창출력과 유동성 대응력은 매우 우수하나,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본 자본시장 충격에 대한 대응력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 신용도에 미흡한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거나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의 유동성 대응력이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종합IB들에 대해 신용도 하향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 관련해서 일반증권사의 경우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일반증권사 또한 영업위축에 따른 수수료수익 감소, 조달시장 위축에 따른 금융마진 축소 등으로 큰 폭의 실적저하가 불가피해 우발채무 관련 자산건전성도 저하될 가능성이 있어 신용도 상향가능성이 내재하던 중소형사를 포함한 모든 일반증권사에 대해서도 코로나 사태 관련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가 미치는 영향(유동성 부담 수준, 실적저하폭, 보유자산 부실화위험 등)과 장기화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 기간을 거쳐 신용도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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