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지난해 순익 전년 대비 5.5% 줄어… 신설 3사 비용↑·차입형 토지신탁 수익 악화
부동산신탁사 지난해 순익 전년 대비 5.5% 줄어… 신설 3사 비용↑·차입형 토지신탁 수익 악화
  • 박효선 기자
  • 승인 2020.03.24 15:41
  • 최종수정 2020.03.24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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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황에 관리형↑·차입형 토지신탁보수↓
신탁계정대여금 자산건전성 하락에 대손상각비↑
제공=금융감독원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지난해 부동산신탁회사의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수익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신설사 3사(대신자산신탁, 신영부동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진입으로 인건비 등 영업비용이 늘어나고,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차입형 토지신탁의 영업수익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2019년 부동산신탁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부동산신탁회사 14개사의 당기순이익은 4800억원으로 전년(5079억원) 대비 279억원(5.5%) 감소했다.

영업수익은 1조3036억원으로 전년 보다 7.0%(852억원) 늘어났으나 3개 신설사 진입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 영업비용 증가폭(1211억원)이 영업수익 증가폭(852억원)보다 더 컸다.

영업비용은 6591억원으로 전년 보다 22.5% 늘었다. 신설사 진입에 따른 임직원 수가 2018년 1957명에서 지난해 2353명으로, 급여·복리후생비가 2018년 2312억원에서 지난해 276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판매관리비(4104억원)가 전년 보다 22.5% 늘어난 영향이다.

대손상각비(1628억원)도 신탁계정대여금의 자산건전성 하락 영향에 전년 보다 26.2% 늘었다.

사업유형별 영업수익을 살펴보면 신탁보수가 7881억원으로 전체 영업수익의 60.5%를 차지했다. 신탁보수 가운데에서도 토지신탁보수가 6346억원으로 80.5%를 차지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보수는 36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줄어든 반면 관리형 신탁보수는 2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47.8% 급증했다.

신탁보수 외 영업수익 중 신탁계정대 이자수익은 2407억원(영업수익의 18.5%)으로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신탁계정대는 부동산 개발사업(차입형 토지신탁) 진행시 위탁자의 조달자금 및 분양대금 등으로 사업비 충당이 부족할 경우 부동산신탁회사의 고유계정에서 투입한 자금을 말한다.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경기 불황에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시공사가 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신탁회사가 준공의무를 부담)은 늘어나는 반면 차입형 토지신탁은 감축하는 추세다.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가 늘어남에 따라 부동산신탁회사 전체 수탁고(230조6000억원)는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토지신탁 수탁고는 70억8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1% 늘었으며 이 중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62조4000억원)가 전년 보다 10.4% 증가한 반면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8조4000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담보신탁 수탁고는 14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 늘어났다. 반면 분양관리신탁(6조8000억원)과 처분신탁(6조1000억원) 수탁고는 각각 15%와 1.6% 줄었다.

제공=금감원

부동산신탁회사 총자산은 5조60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자기자본은 기존 11개사의 이익잉여금 증가 및 신설 3개사 설립 영향으로 전년 보다 21.6% 늘어난 3조2595억원을 나타냈다. 

총부채는 사채 및 CP 발행잔액이 전년 보다 1500원 규모 증가한 영향에 전년 보다 15.5% 증가한 2조34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905%를 기록, 전년(856%) 보다 49%포인트 개선됐다. 

다만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신탁계정대여금 포함 대출채권, 미수수익, 미수금 등) 3조9869억원 중 고정이하(1조1423억원) 비중은 28.7%로 전년 대비 5.2%포인트 상승했다. 신탁계정대여금 3조6319억원 중 고정이하 비중도 30%로 전년 보다 5.8%포인트 확대됐다.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신탁계정대여금의 자산건전성 변동을 적시에 감지할 수 있는 재무건전성 제도가 다음달부터 시행된다”며 “실제 분양률 수준에 따라 신탁계정대여금 건전성 분류 기준을 마련하고, 영업용 순자본 산정시 신탁계정대여금의 건전성에 따라 자기자본 차감비율을 차등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토지신탁의 사업장 리스크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업무보고서 서식을 개정해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면서 “부동산신탁회사의 수탁고 증가 등 외형확대만을 위한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건전성 제고를 위한 내실 있는 경영을 추구하도록 감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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