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도진스키’ 김도진 기업은행장 “자부심 잊지 마라”
떠나는 ‘도진스키’ 김도진 기업은행장 “자부심 잊지 마라”
  • 이강욱 전문기자
  • 승인 2019.12.27 16:31
  • 최종수정 2019.12.27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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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임상현 전무 직무대행 체제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27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임사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 IBK기업은행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27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임사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 IBK기업은행

[인포스탁데일리=이강욱 전문기자] ‘도진스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27일 공식적으로 행장직에서 물러났다. 기업은행은 차기 행장이 정해지지 않아 당분간 임상현 수석부행장(전무)가 직무대행직을 수행한다.

김 행장은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이임식 갖고 기업은행을 떠났다. 김 행장은 “경쟁은행이 흉내 낼 수 없는 IBK 저력의 밑바탕에는 현장이 힘이 있었다”면서 “지난 3년 임기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단어는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기업은행 출신 인사로 역대 세 번째 내부 출신 행장이다. 그는 2016년 취임부터 ‘현장’을 강조해왔다. 그는 임기 동안 국내외 691개 영업점을 방문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일선 영업점 지점장들에게 열심히 뛰라는 의미에서 구두를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이른바 ‘번개모임’을 자청해 행원들과 격없이 어울리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가 가진 ‘번개’는 언론에만 알려진 것도 수십차례며 실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 행원들의 이야기다.

기업은행 임직원 사이에서 김 행장은 ‘도진스키’로 통한다. 김 행장이 이름 도진에 러시아 사람 이름에 자주 쓰이는 ‘스키’를 합친 말이다. 강하고 다부지며 용맹하다는 의미다. 180cm 큰 키에 다부진 체격 때문에 러시아 사람이 연상될 만큼 건장한 체력을 자랑했다. 업무 측면에서 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 이름보다는 ‘도진스키’로 더 많이 불릴 정도다.

김 행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연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에서 가장 높이 난다”며 “IBK만의 불굴의 DNA를 가진 여러분이 시대의 풍파에서도 기업은행을 굳건히 지켜내고 대한민국 경제를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행장은 이임식을 마친 뒤 1층 로비에 모인 직원들이 박수를 받으며 은행을 떠났다. 김 행장은 이 자리에서도 ‘자부심’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고 직원들은 “선배로서 자랑스러웠다”고 김 행장을 배웅했다.

한편 김 행장의 뒤를 이을 차기 행장은 결정되지 않았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현재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과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거론되고 있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이 만만치 않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금융경력이 전혀 없는 인물들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강욱 전문기자 gaguz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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