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딜레마…'R 공포'에 금리 인하 단행할까
한은의 딜레마…'R 공포'에 금리 인하 단행할까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8.28 16:54
  • 최종수정 2019.08.28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의 공포' 재점화…깜짝 인하 가능성↑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 로비의 '물가안정'. 사진= 한국은행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 로비의 '물가안정'. 사진= 한국은행

[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운용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폭 확대로 'R의 공포'가 다시 부각되면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선제적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있어서다.

27일(현지시간) CNBC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년물 국채금리를 밑도는 현상이 또 나타났다"면서 "채권시장 발 경기침체 공포가 뉴욕 월가를 엄습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지난 26일 0.01%포인트 역전된 채 장을 마친 뒤 이날 장중 한때 각각 1.526%와 1.476%를 기록하면서 격차가 0.05%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세계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보험성 금리인하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부터 한국을 비롯헤 호주, 뉴질랜드, 인도, 터키 등 15개국이 경쟁적으로 금리 인하를 결정했고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캐나다도 올 가을 중 기존 1.75%에서 1%까지 내릴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제적'이라는 수식 없이도 금리 인하 조치가 납득이 되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더해 일본수출규제 여파로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수출부진의 늪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8월 소비심리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한은이 오는 30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단행할지는 미지수다. 올 10월, 11월에도 두 차례 더 이어지기 때문에 시장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동결 가능성을 높이 보고있다. 원화 약세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최근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NH투자증권 박민수 연구원은 “8월 말 금통위에서 두 번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지만 원화 약세 등의 우려를 감안했을 때 10월 인하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내년 상반기 중 1.00%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1.00% 지점에서 한은의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은이 시장보다 경기를 낙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난 7월 이례적으로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앞서 기준금리 인하한 선례가 있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 따라 추가 인하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내수와 수출 경기가 모두 안 좋고 한은의 2.2% 성장률 달성 가능성도 낮아진 상황에서 인하를 더 미룰 명분은 없다“면서 "이미 시장은 인하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8월 중 인하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내년 1분기 1.00%까지 본다”고 부연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인 1.25%와 0.25% 차이를 두고 있어 8월 인하 단행 시 최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만약 동결 시 추가 인하 시기는 소수의견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6일 한은이 공개한 지난달 18일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위원은 “현 시점에서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만으로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같지 않다”면서 추가 인하를 지지했다. 이 같은 의견이 2명일 경우 10월 인하, 1명에 그칠 경우 10월에도 동결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