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비에이치아이, 심상찮은 적자 기조…펀더멘탈 ‘빨간불’
[인포클릭] 비에이치아이, 심상찮은 적자 기조…펀더멘탈 ‘빨간불’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08.28 08:41
  • 최종수정 2019.08.28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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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경쟁력·재무건전성 악화 우려
경남 함안에 위치한 비에이치아이 사업장 전경. 사진= 비에이치아이
경남 함안에 위치한 비에이치아이 사업장 전경. 사진= 비에이치아이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발전기자재 전문생산업체 비에이치아이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후 턴어라운드에 애를 먹고 있다. 올 상반기 적자규모는 전년 대비 3배 정도로 확대됐다. 수익의 원천인 수주 경쟁력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금창출력이 악화된 탓에 재무건전성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부채비율이 350%를 웃도는 가운데 차입구조의 단기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비에이치아이의 매출은 95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4.6%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은 각각 163.2%, 133.3% 늘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0.5%다. 전년 동기 대비 7.1% 포인트 떨어졌다.

비에이치아이는 보일러, HRSG(Heat Recovery Steam Generator), BOP(Balance of Plant), 기타 부문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에서 HRSG(48.3%)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BOP(19.6%), 보일러(17.5%), 기타 순으로 뒤를 이었다. 주력인 세 사업 모두에서 적자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비에이치아이의 열위한 수주 경쟁력과 기술력을 적자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김동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수주산업특성, 친환경발전증가 추이, 설계·제작경험 등을 감안할 때 비에이치아이의 사업안정성은 열위한 수준”이라며 “보일려 경우 설계경험과 시공 이력이 미흡해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연구원은 이어 “보일러·HRSG는 수주산업 특성상 매출 변동이 크고 자체 수주경쟁력도 열위해 높은 수익가변성을 보이고 있다”며 “터빈업체의 수직계열화 추세로 인해 점차 수주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제품별 실적 방향성이 유사해 포트폴리오 효과도 미흡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비에이치아이의 신규수주는 2013년 4998억원 정도였다. 해당 수치는 2015년 1926억원 정도로 꺾였지만 이듬해 3000억원대로 반등하면서 우려를 지웠다. 하지만 2017년 2292억원, 지난해 1424억원 등 점차 신규수주 규모가 줄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 관련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발전사업자의 신규발주 연기 등으로 2017년부터 수주가 다시 축소됐다”며 “수주의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부진하며, 특히 수익성이 낮은 보일러 부문은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인해 큰 폭의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둔화된 탓에 재무건전성 역시 악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누적 금융원가는 68억원이다.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비에이치아이 경우 수출 비중이 50% 정도다. 때문에 환과련 손익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처지다.

올 상반기 말 현재 부채비율은 380.7%다. 전년 동기 대비 103.9% 포인트 올랐다. 총차입금과 순차입금 각각 1839억원, 1563억원이다. 총차입금 규모가 현금성자산의 7배에 달한다. 현금창출력이 둔화된 탓에 유동성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짙다. 총차입금에서 만기가 1년 내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78.1%다. 차입금의 만기구조가 단기화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상환부담 역시 가중될 수밖에 없다.

김 수석연구원은 “축소된 수주잔고 등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큰 폭의 영업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며 “매출 정체에 따라 추가 운전자본투자와 자본적지출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진한 영업실적에 기인한 열위한 재무안정성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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