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미 투자 2년새 88% 급감…美‧中 상호불신↑
中 대미 투자 2년새 88% 급감…美‧中 상호불신↑
  • 전예지 기자
  • 승인 2019.07.22 17:16
  • 최종수정 2019.07.22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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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중국의 대미 직접투자 88% 급감했다"
"미‧중 협상 이뤄져도 투자 재개는 없을 것"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인포스탁데일리=전예지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내 쏟아졌던 ‘차이나 머니’가 마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무려 90% 가까이 급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리서치회사 로디엄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2018년 미국에 대한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54억달러(6조3700억원)로 지난 2016년에 기록한 465억달러(54조8000억원)에 비해 88%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규제당국이 조사와 단속을 강화한 것을 중국의 투자 급감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 투자에 대한 미국의 비우호적인 분위기, 중국의 경기둔화와 자본 유출 통제 강화 등도 지적했다.

사례로는 중국 하이난항공(HNA)그룹의 올해 초 미국 뉴욕 맨해튼 3번가 21층 빌딩을 매각을 들었다. 미국은 트럼프 타워와 가깝다는 이유로 매각을 요구했고 HNA그룹은 4100만 달러(약 500억원)의 손해를 보고 건물을 팔았다.

성소수자의 만남을 주선하는 앱 ‘그라인더(Grindr)’를 소유한 중국 모바일 게임회사 쿤룬테크도 올해 미국으로부터 매각 압력을 받았다. 앱에 기록된 미국인들의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사례가 쌓이면서 중국 투자자들의 의지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5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의 2018년 부동산 매입은 23억달러에 그친 반면 매수는 31억달러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책임자는 “직접투자가 급감했다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관계 악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면서 “미국도 중국이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중 양국이 최근 연이은 전화통화로 협상 재개를 시사하고 있지만 중국의 대미 투자는 미온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자본 등 외국인에 대한 투자 장벽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가 주도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최근 중국 자본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CFIUS는 그동안 미국 기업 지분을 인수한 해외투자 부문만 검토 대상으로 분류했지만 벤처와 소규모 투자까지 조사 범위에 추가했다.

NYT는 “중국의 대미 투자 감소가 미국 경제에 직격탄이 되진 않겠지만 미시건주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곳의 경우 경제적 타격이 가시화했다”면서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할 시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예지 기자 yejeejun@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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