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복귀에 대한항공‧진에어 노조 집단 반발
조현민 복귀에 대한항공‧진에어 노조 집단 반발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6.11 18:05
  • 최종수정 2019.06.11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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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 사진=한진그룹<br>
조현민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 사진=한진그룹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사퇴한 지 14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하자 대한항공과 진에어 직원들이 잇따라 반발하고 나섰다.

진에어 노동조합은 11일 성명을 통해 “조 전무의 한진칼 복귀는 진에어를 다시 경영하려는 꼼수”라며 “외국인 신분으로서 진에어의 직접 경영의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조 전무는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전무로 재직하던 지난해 4월 이른바 ‘물컵 갑질’로 물의를 빚었다. 사건 자체는 검찰로부터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조 전무가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 등기이사에 올라 관련법을 위반한 것이 드러났다. 

이런 탓에 진에어는 면허취소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진에어의 사업면허를 유지하는 대신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충분히 이행될 때까지 신규노선 불허, 신규 항공기 등록과 부정기편 운항허가를 제한했다.

제재가 이어지는 동안 진에어는 중국·싱가포르·몽골 등 알짜 운수권 배분에서 모두 제외됐다. 지난해 하반기 예정했던 신규 항공기 4대 도입이 무기한 보류되면서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는 추세다.

진에어 노조는 “진에어 노사는 제재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었는데 이 중요한 시기에 사태의 장본인이 지주사 한진칼의 임원으로 복귀했다”며 “이는 전 직원의 희망을 짓밟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우리가 제재의 고통을 받는 궁극적 이유는 외국인 조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과 총수일가의 갑질”이라며 “조원태 회장이 이런 상황에서 조 전무를 복귀시킨 것은 진에어뿐 아니라 온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도 이날 “대한항공이 ‘땅콩항공’, ‘갑질항공’으로 전락해버린 수치심, 그로 인한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의 가치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금전적 손실, 직원들의 자괴감, 고성과 갑질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 등은 생채기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직책이 바뀌어도 갑질은 반복된다”며 “민주주의의 대원칙인 상호 견제는 기업문화에도 필요하다”며 조 전무가 모든 직책에서 사퇴할 것과 정부는 항공산업의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항공 역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파문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조 전무뿐만 아니라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등의 갑질로 내부고발이 잇따르면서 횡령과 밀수 등 범죄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고 조양호 전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불명예 퇴진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전날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도 성명을 통해 “법적으로 무혐의지만 그 어떤 반성이나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과 한번 한 적 없는 그들이 한진칼이라는 지주회사의 경영진이 된다는 것은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경영을 주장하던 그들의 민낯이 여실히 들어나는 행태”라고 강조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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