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댐 붕괴 원인 동의 못해… 재조사 요청”
SK건설 “댐 붕괴 원인 동의 못해… 재조사 요청”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5.29 18:56
  • 최종수정 2019.05.29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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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남동부 아타프 주민들이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댐이 붕괴해 홍수가 발생하자 배를 타고 안전지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아타프TV 동영상 캡처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라오스 정부가 지난해 발생한 세피안-세남노이댐의 붕괴사고 원인을 SK건설의 부실시공 탓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SK건설은 라오스 정부에 사고원인 재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만약 SK건설이 과실을 인정하면 막대한 보상금을 물어야 하는 데다 외국에서의 신규 사업 수주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책임 공방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라오스 국영통신(KPL) 보도에 따르면 라오스 국가조사위원회(NIC)가 독립전문가위원회(IEP)에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를 의뢰한 결과 댐 일부의 붕괴는 댐 기초 지반을 구성하는 토사층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제 기능을 못 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IEP는 “댐이 붕괴하기 며칠 전 비가 많이 오기는 했으나 수위가 최고 가동 수위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댐에 물을 채우는 과정에서 누수로 인한 내부 침식이 발생했고 이런 현상이 최상부에서도 일어나면서 전체 붕괴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조댐 중 하나인 ‘새들(saddle) D’의 기초 지반에 높은 투수성과 침식이 쉬운 토사층이 존재했다”면서 “해당 토사층에 작은 물길이 형성되는 ‘파이핑 현상’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댐에 가둔 물의 수위 상승으로 기초 지반에 수평형 작은 물길로 유수가 발생하면서 기초 지반에 침식이 발생, 토양을 약화시켜 새들 D의 균형이 무너지고 기능을 못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사고 이후 줄곧 SK건설의 시공부실에 따른 인재라고 주장하던 라오스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공식적인 근거가 나온 셈이다.

그동안 이례적인 호우로 강이 범람하면서 어쩔 수 없이 보조댐 상부가 유실됐다는 주장해온 SK건설은 즉각 반박문을 냈다. IEP가 제시한 사고원인은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가 부족해 경험적 추론에 불과하다고 강변하며 재조사를 요청했다.

SK건설은 “IEP는 자체로 자신들이 지정한 위치와 방법론, 제3의 분석기관을 통해 토질 분석을 진행했다”면서 “IEP의 주장대로면 사고 전 새들 D 하단부에 대량의 토사 유출이 발견됐어야 했지만 그러한 사실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라오스 정부의 요청에 따라 초기부터 참여한 한국정부조사단과 사고원인 조사를 수행한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업체들도 IEP의 결론과 모두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한국정부 조사단은 IEP가 파이핑 현상을 사고원인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세계대댐회의 기준인 불리틴(Bulletin) 164에 의해야 하는데 해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SK건설은 전문기관마다 의견이 다른 상황에서 향후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라오스 정부의 원인 조사 및 검증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로 진행될 수 있기를 촉구할 방침이다.

한편, 댐 붕괴 당시 50억㎥의 물이 한꺼번에 하류의 6개 마을을 덮치면서 수백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6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수력발전댐 보조댐은 2012년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이 현지 기업과 공동 수주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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