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변경)과 관련해 “검토한 적 없고 추진 계확도 없다”고 밝혔다. 리디노미네이션은 최근 정치권에서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주목받으면서 또다시 선긋기에 나선 것이다.
이 총재는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디노미네이션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 헀다. 이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은 장점이나 기대효과를 내세우고 있지만 부작용이 적지 않다”면서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모아지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지금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엄중한 상황이어서 이런때에 국민적 합의도 이뤄지 않은 리디노미네이션을 둘러싼 논란이 진행되는 것은 우리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은 지난 3월 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시작됐다. 이 총재는 당시 기획재정위원회에 업무보고 자리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묻는 의원의 질문에 “논의를 시작할때”라고 답변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 총재 이후 여러차례 기자들과 만나 리디노미네이션에 실행 여부에 대해 “가까운 시일내에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리디노미네이션은 오히려 정치권에서 더 부각되면서 수면 아래에 있던 논쟁을 다시 끌어올렸다.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화폐개혁 리디노미네이션을 논하다’라는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박승 전 한은 총재는 "경기부양 효과가 있다"면서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컸지만 리디노미네이션은 국민적 관심사였던 점에서 실행 여부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2분기 경기 반등과 관련해서는 수출 부진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를 나타냈지만 2분기부터는 정부 재정 투입이 본격화 되고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 성장률도 회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런 흐름이 이어가는지 면밀히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우리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달 31일 예정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는 질문에서는 "1분기 지표가 마이너스로 나오고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그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해서는 "가격 변동폭이 확대되는 경향"이라면서 "지나친 쏠림 현상이 있다면 적절한 안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