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아시아나항공 인수, 롯데‧한화 유력”
SK증권 “아시아나항공 인수, 롯데‧한화 유력”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5.03 13:18
  • 최종수정 2019.05.03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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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시아나항공
사진= 아시아나항공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가 롯데그룹과 한화그룹으로 좁혀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인수 금액이 2조5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재무여력과 사업 시너지를 고려하면 두 그룹이 유력하다는 해석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드는 비용이 새리스회계기준서(IFRS16)로 인해 2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이는 기존 추정치인 2조원을 넘어서는 금액이다”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이어 “인수합병(M&A) 비용은 통상 기업가치(EV)가 에비타(EBITDA·감가상각비 등 차감 전 영업이익)의 몇 배 수준인지를 따져 구하게 된다”면서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EV/EBITDA는 5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5년간 항공사가 인수된 사례에서 EV/EBITDA는 평균 6.5 배 수준을 보였고 아시아나항공도 6~7배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라며 “회사 부채비율을 현재의 631%에서 400% 수준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추가로 9183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2조5256억원이라는 게 유 연구원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수 후보로 자금 여력이 풍부한 롯데그룹과 한화그룹을 제시했다.

유력 후보로 함께 거론되던 SK그룹의 인수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의 추가 지분매입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어 현금여력이 그다지 남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유 연구원은 “SK그룹은 텔레콤‧하이닉스‧이노베이션이라는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핵심계열사들이 있고 시너지도 충분하다”면서도 “하이닉스는 지주사의 손자회사이어서 100% 지분 인수가 아닌 한 인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텔레콤은 하이닉스의 추가 지분매입을 공공연하게 밝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금여력이 그다지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능성이 있다면 이노베이션인데 역사적으로 이들이 관련 사업 외에 투자했던 전력이 없다”고 전했다. SK그룹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가 될 기업이 안 보인다는 지적이다. 

SK증권은 한화그룹을 가장 유력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부로 꼽았다. 인수를 위한 재무와 사업시너지 기대 등을 충족하고 있어서다.

유 연구원은 “그룹 내 한화케미칼이라는 든든한 캐쉬카우가 있고, 삼성과의 화학 ‘빅딜’ 이후 약 3년간의 기가 막힌 호황을 경험하면서 마침 현금도 축적해 둔 상황”이라며 “항공기엔진부품(한화에어로스페이스), 플라자호텔 및 갤러리아 백화점과의 내수/소비 시너지도 보유하고 있다는 부분을 간과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언론도 롯데카드 인수 포기, 적자의 면세점 사업부 정리 등을 고려할 때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다만 그룹 내 인수를 위해 재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한화케미칼밖에 없다는 것은 부담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그룹 역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SK증권은 “내수와 소비 사업에 특화된 그룹이기 때문에 당연히 시너지는 기대해볼 수 있다”며 “호텔과 백화점, 면세점 외에 각종 물류사업도 있고 재무적인 여력도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롯데그룹은 외국인의 항공사 경영을 제한하는 항공법과 관련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호텔롯데는 공시에도 나와 있듯 일본롯데가 대주주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이 국내 항공사를 인수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SK증권은 이 밖에 예상 인수 후보로 CJ그룹을 꼽았다. 대한통운, CJ E&M 등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무적인 부문은 부담 요소로 꼽았다.

유 연구원은 “(CJ그룹은)내수‧소비에 치중한 다른 그룹들 대비 그 연결고리가 강하지는 않고, 무엇보다 재무적 여력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것이 부담”이라며 “가능성이 있다면 자본 3조4000억원, 부채비율 97.2%의 E&M 정도인데 단독 인수를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분할매각 시에는 애경그룹(AK홀딩스)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애경그룹은 저가항공도 보유하고 있고 면세점‧백화점도 보유한 만큼 시너지가 분명하다”며 “재무적 부담이 크는 한계가 있지만 에어서울‧에어부산의 분할매각이 현실화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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