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이익 흑자 전환에도 ‘리스크’로 흔들리는 SK케미칼
[인포클릭] 이익 흑자 전환에도 ‘리스크’로 흔들리는 SK케미칼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04.29 09:35
  • 최종수정 2019.04.29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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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후 지난해 영업흑자 전환...살균제∙오너가 리스크 대두
경기 성남 판교 SK케미칼 본사 조경. 사진= SK케미칼
경기 성남 판교 SK케미칼 본사 조경. 사진= SK케미칼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인적분할로 탄생한 SK케미칼의 첫 두 해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지난해 매출의 급성장과 영업이익 흑자 전환 등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SK케미칼을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이 확대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오너가에서 마약 이슈가 불거졌다. SK케미칼의 평판에 적잖이 부담이 될 수 있는 리스크로 지적된다.

◆ 기분 좋은 턴어라운드

SK케미칼은 2017년 12월 1일 SK디스커버리(옛 SK케미칼)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됐다. 현재 SK디스커버리 소그룹의 주력 기업이다. 화학수지, 바이오에너지, 정밀 화학제품 제조, 제약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은 크게 그린 케미칼 비즈(Green Chemical Biz.)와 라이프 사이언스 비즈(Life Science Biz.)로 구분된다.

분할 후 받아든 두 번의 성적표은 엇갈린다. 지난해 연결 기준 SK케미칼의 매출액은 1조3677억원이다.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15배 정도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 경우 금융비용과 법인세가 확대되면서 적자가 늘었다.

매출의 확대는 사업과 제품 라인업 확장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린 케미칼 경우 고기능성 수지 판매를 확대하고 제조 설비를 증설하는 등의 전략으로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라이프 사이언스 경우 2016년 후 독감백신을 주축으로 사업을 안착시키고 있다.

이같은 SK케미칼의 전략은 주효했다. 2017년 적자를 기록했던 두 부문 모두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SK케미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제품인 바이오 디젤(Bio Diesel) 경우 최근 3년 국내 시장점유율이 31.7%다. 2위권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지윤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중단기적으로 PETG(Poly-Ethylene Terephthalate Glycol) 제품의 수요기반 확대, 바이오디젤 혼합비율 상향, 대상포진 백신 판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점진적인 매출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다만 중단기적으로 원재료 가격 변동, 연결대상 종속기업인 이니츠의 저조한 실적 등은 영업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지만 생명과학 및 바이오에너지 부문의 실적 향상에 힘입어 점진적인 영업이익 확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SK케미칼의 총차입금은 9155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273억원 늘었다. SK케미칼은 2017년 분할 당시 차입금의 상당 부분을 떠안았다. 반면 투자자산은 분할존속 회사에 귀속됐다. 분할 전과 비교해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었다.

향후 적잖은 투자가 예정돼 있어 재무건전성 개선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SK케미칼은 PETG 등 수지 생산설비 증설, 독감백신 관련 추가 투자, 자동화창고 건립 등에 나서고 있다. 2020년까지 연간 700억 원 안팎의 자본적지출(CAPEX) 투자가 계획돼 있다.

이 책임연구원은 “대규모 CAPEX투자로 인해 중단기적으로 잉여현금흐름상 부족자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력을 감안할 때 부족자금 규모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갖가지 잡음 ‘불안요소’

큰 폭의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흐름은 좋지 않다. 분할 후 12만 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최근 7만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해 11월 5만원선까지 밀렸었다. 분할 1여년 만에 주가가 반토막난 셈이다.

사업적 전망을 보면 주가 예측이 긍정적일 수 있다. 다만 시장에는 SK케미칼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불안요소는 가습기 살균제 이슈다. SK케미칼이 제조한 가습기 살균제가 인명을 빼앗은 사건이 확대∙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홍지호 SK케미칼 전 대표가 업무상 과실치사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환경부는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를 숨기려 한 것으로 파악하고 추가로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해당 가습기 살균제 관련 협업한 애경산업으로부터 구상금 청구 소송까지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너가에서 비롯된 잡음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인 최영근 씨가 대마 구매∙흡연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말 현재 최 씨는 SK디스커버리 지분 3.42%(65만 608주)를 보유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의 최대주주다. 지난해 말 현재 지분 33.94%(393만 310주)를 들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윤리와 오너가에 대한 여론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라며 “SK케미칼의 주가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이슈”라며 말했다. 이어 “이번 마약 사태 경우 향후 승계 작업이 일 때 기업 경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현재 부정적 이슈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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