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 한진, 사업 반등 vs 지배구조 불확실성
[인포클릭] 한진, 사업 반등 vs 지배구조 불확실성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04.23 08:41
  • 최종수정 2019.04.23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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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 차입 감축... 故 조양호 회장 타계 영향 관심
사진= 한진 홈페이지
사진= 한진 홈페이지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한진그룹의 자산형 종합물류업체 한진에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2017년 흑자 전환 후 수익성이 개선됐다. 약점으로 지목된 재무건전성 역시 좋아지고 있다. 주가와 신용도에도 긍정적 신호가 엿보인다.

반면 부정적 요소도 있다. 수장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타계가 가장 크다. 승계 작업과 맞물려 사업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한진그룹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 압박이 강하게 일고 있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턴어라운드 기미, 주가∙신용도 반등

지난해 연결 기준 한진의 매출액은 1조9508억원이다.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4.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2%다. 전년 대비 1%포인트 올랐다. 2017년 흑자 전환 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한진의 매출과 관련해서 눈에 띄는 것은 외형 확대다. 한진의 매출은 2014년 1조5328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4년 새 매출은 연간 1000억원씩 늘고 있다.

이는 신규사업 인수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진은 2014년 12월 화물운송대행, 택배운송 등을 영위하는 한진드림익스프레스와 합병했다. 2015년 한진의 택배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2.7% 확대됐다.

하역부문 경우 2016년 매출이 전년 대비 25% 늘었다. 2015년 한진해운으로부터 평택컨테이너터미널과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인수했고 2016년 3월 개장한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 등이 연결실적에 편입된 효과로 풀이된다.

◆재무지표 개선세 뚜렷

최근 수익성 개선의 일등공신은 고정비 축소다. 김태헌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2015년 서울동남권물류단지 입주에 따른 임차료 및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 확대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며 “2016년에는 한진해운 관련 매출채권 대손 인식, 한진해운 기업회생절차 개시에 따른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물동량 감소 등으로 1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2017년 이후 이익기여도가 높은 하역부문의 물동량 확대와 택배시장의 높은 성장세 등으로 수익성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택배산업의 성장성과 산업 내 상위권 시장지위,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의 물동량 확대 추세 등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양호한 영업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재무지표 역시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9157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226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32.9%포인트, 1.9%포인트 낮아졌다.

◆주가 지난 7월 이후 상승세

순차입금 경우 2016년 말 1조원을 넘어섰다.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 투자, 자산 인수, 인수한 자회사의 차입부채 승계 등의 여파다. 2017년 6월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의 신규 재무적투자자(FI) 자금 유치 후 기존 FI가 보유한 전환우선주의 유상감자가 완료되면서 차입부담이 크게 줄었다.

최근 주가는 턴어라운드를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한진은 4만2300원에 장을 마쳤다. 전거래일 대비 1.56% 올랐다. 2만원 밑으로 떨어진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신용도 역시 반등했다. 현재 국내 신용평가사 3곳은 한진에 신용등급 BBB+를 부여하고 있다. 등급전망(outlook, 아웃룩)은 ‘안정적’이다. 2016년 국내 신평사 3곳이 나란히 한진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노치(notch) 하향한데 이어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하며 추가적인 신용도 하락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최근 수익창출력 회복과 재무부담 완화 등을 앞세워 ‘부정적’ 아웃룩을 떼어냈다.

◆고 조양호 회장 타계 영향은

한진의 사업적 선전에도 불구하고 의구심도 존재한다. 가장 큰 이유는 한진그룹을 이끌었던 고 조양호 회장의 부재다. 고 조 회장은 한진의 경영에 있어 핵심적인 인물이다. 고 조 회장은 한진의 대표이사다. 지난해 말 현재 한진 지분 6.87%(82만 2729주)를 보유하고 있다. 고 조 회장의 자녀들은 나란히 0.03%(4000주)씩을 보유 하고 있다. 고 조 회장의 영향력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한진을 비롯해 한진그룹 전반적으로 지배구조와 승계 이슈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두 가지 사안은 기업의 향후 경영을 결정지을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조 회장의 자녀들이 부정적 이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며 “관련해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그룹사 전반에 여러 불확실성이 짙게 깔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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