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 경기 점차 부진…수출·내수 모두 동력 잃어”
KDI “한국 경기 점차 부진…수출·내수 모두 동력 잃어”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19.04.08 09:42
  • 최종수정 2019.04.08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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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수출이 작년동기대비 8.2% 감소한 505억8000만달러로 잠정집계됐다. 다만 일평균 수출은 25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 픽샤베이
사진= 픽샤베이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인식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수출이 지속해서 하락한 데다 내수도 악화하면서 경기 상승 동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4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개월 연속 경기 ‘둔화’로 진단하던 KDI가 이달 들어서는 ‘부진하다’는 문구를 사용, 우려 수위를 높였다. 
 
이는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연초 설 연휴 영향으로 증가했던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까지 다시 둔화세로 돌아섰다. 

2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평균 소매판매도 1.1% 증가에 그쳤다. 2월 기준 전산업 생산은 마이너스(-) 1.4% 증가율을 보이면서 1월(0.8% 증가)보다 악화했다. 

광공업 생산은 수출 주요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도 같은 기간 10.6% 감소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도 설 연휴 효과가 끝나면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증가율이 0%에 그쳤다. 1월 각각 3.2%, 1.2%의 증가율을 보인 도소매업과 교육서비스업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투자도 얼어붙었다. 2월 기준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9% 줄어들며 감소폭이 확대됐다. 기계류 투자가 29.1% 감소한 영향이 컸는데 특히 반도체 등 특수산업용 기계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장비 투자도 20.3% 하락했다. 

앞으로의 설비투자 흐름을 알 수 있는 자본재수입액은 지난달 기준 -24.3%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은 70.3% 감소해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 설비투자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과 토목 부문 부진이 계속되면서 2월 기준 10.6%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도 -26.6%의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은 넉 달째 감소 중이다. 버팀목 역할을 하는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면서 지난달 기준 수출금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2% 감소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이 각각 16.6%, 10.7% 감소하는 등 대부분 품목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선박 수출은 5.4% 증가했다. 지난달 들어 수출 감소폭은 2월(-11.4%)보다 축소됐으나 세계교역량 증가율이 낮아지는 등 대외 여건이 불안정한 상태다.

설비투자 부진으로 자본재 수입이 줄어들면서 3월 수입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52억2000만달러로 흑자폭이 축소됐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3개월째 0%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달 기준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상승했고, 근원물가를 나타내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지난달 0.9% 오르는 데 그쳤다.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지수는 동반 하락세가 계속됐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개월째, 향후 경기상황을 전망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두 지수가 동반 9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출이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도 가라앉고 있다. 다만 고용상황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 일자리 사업 등 영향으로 2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만3000명 늘어났다. 서비스업과 농림어업에서의 취업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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