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패시브 투자하는 국민연금, 경영 참여는 모순”
“간접·패시브 투자하는 국민연금, 경영 참여는 모순”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19.04.03 08:24
  • 최종수정 2019.04.03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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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민연금공단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한 국민연금공단에 일각에서 자격 측면에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펀드와 패시브 등 간접투자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게 모순적이라는 지적이다.

2일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팟캐스트 방송 ‘최양오의 경제토크 by 인포스탁데일리’에 출연해 “국민연금의 한진칼 투자는 간접투자며, 이 경우 지분을 맡은 민간운용사에 주주 위임 권한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고문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인력이 부족해 투자 종목을 모두 관리하기에 부족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기업의 사외이사 선임안은 모두 부결됐다”며 “사람을 추가로 뽑아 분석을 더 잘 하던가, 아니면 사모펀드(PE)에게 일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요 안건 반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최 고문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안건을 반대하면서도 지난 2년간 지분율을 계속 늘려온 것은 모순이다. 주주 권리와 수익 추구 사이에서 혼돈하고 있는 것”이라 강조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7.1%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직접투자분은 전혀 없고 전량 위탁투자분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 내 편입된 기업의 경우 직접투자가 이뤄지는데, 한진칼은 이 바깥이라 위탁투자 형태로 주식을 매수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본시장에선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용할 경우 중립성 위배 우려가 크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민간운용사에 위탁한 지분은 해당 운용사들이 스튜어드십을 받아 경영 참여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게 논리적으로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법적으로 개별 주식에 대한 주권이 국민연금에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 고문은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 참여가 독립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가치 중 한쪽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금운용본부가 운용하고 있는 종목들을 모두 관리하지 못할 만큼 인력이 부족하며 정부 개입 소지도 있다”며 “독립적으로 경영 참여를 하려면 제대로 하던가, 아니면 민간 운용사에 위탁하던가를 잘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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