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모비스 주총서 이변 없었다… 엘리엇에 등 돌린 주주들
현대차·모비스 주총서 이변 없었다… 엘리엇에 등 돌린 주주들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3.22 14:18
  • 최종수정 2019.03.22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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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주총. 사진=현대차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예상대로 연간 당기순이익의 4배 이상을 배당으로 내놓으라는 엘리엇매니지먼트 어깃장에 주주들은 결국 등을 돌렸다.

현대차가 2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개최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 및 사외이사 선임안은 서면표결에서 모두 부결됐고 이사회 제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앞서 엘리엇은 올해 1월 현대차에 주주제안을 보내 주당 2만1967원을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배당 총액 기준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우선주 배당까지 고려하면 배당 총액이 약 5조8000억원으로 불어난다. 현대차 이사회 배당안은 주당 3000원이다.

현대모비스에는 보통주 주당 2만6399원, 우선주 주당 2만6449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배당 총액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현대모비스 이사회 안은 주당 4000원이다.

표결은 일방적이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엘리엇 안건 찬성표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11%에 불과했다. 주주들은 기업가치 저하를 우려한 데다 매년 시장 친화적인 주주 배당을 이어가려면 충분한 유동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의 사외이사 선임안 역시 모두 부결됐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모비스에 사외이사 후보 각각 3명, 2명을 추천했다. 

특히 현대차에 제안한 로버스 랜달 맥귄 후보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해 생산·판매하는 회사인 발라드파워스시템 회장이다. 수소전기차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현대차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

해당 후보가 사외이사에 부임할 경우 현대차 수소 경제 전략이 경쟁사인 발라드파워시스템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로 제안한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 역시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의 최고기술경영자(CTO)다. 올해 모비스는 카르마와 거래 관계를 확대할 예정이다. 후보자가 거래 당사자인 두 회사 임원 지위를 겸임하면 이해 상충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엘리엇이 추천 사외이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에 다시 무리한 요구를 해올 수 있다. 투기자본의 경영권 간섭이 심해지면 정상적인 회사 운영이 이뤄지기 어렵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탓에 엘리엇이 제시한 현대차 후보자 3명은 찬성률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에 추천한 후보자도 모두 탈락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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