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차vs카드업계 수수료율 분쟁에 현대캐피탈만 웃음?
현·기차vs카드업계 수수료율 분쟁에 현대캐피탈만 웃음?
  • 이찬우 선임기자
  • 승인 2019.03.12 14:02
  • 최종수정 2019.03.1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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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삼성 롯데카드 이탈에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 삼을 듯
신용카드. 사진= 픽사베이
신용카드. 사진= 픽사베이

[인포스탁데일리=이찬우 선임기자] 현대·기아자동차와 신용카드 업계의 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둘러싼 힘겨루기 결과가 현대카드를 서비스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어부지리로 끝나게 됐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카드업계 메이저라고 할 수 있는 신한·삼성·롯데카드 3사와 가맹 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12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신용카드 업계의 수수료 분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누리게 된 곳은 현대캐피탈이다. 현대·기아차가 신한·삼성카드 등 시장점유율 상위업체들과 가맹계약을 해지함으로써 현대카드가 이들 3개 카드사의 공백을 차고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기존에도 현·기차 자동차 구입과 관련된 매출이 상당했다”며 “시장점유율 상위 카드사들이 빠진 틈을 현대카드가 빠르게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구입시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 비율은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액 카드로 구입하거나 일부 현금지급 외 카드 사용을 모두 감안한 비율이다.

국내에서 년 70만대의 자동차가 팔리고 평균 판매금액이 대당 3,000만원 정도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자동차 매출은 21조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카드로 구입하는 금액은 10조원이 훌쩍 넘는다.

현·기차가 KB국민·하나카드 등과 합의한 수수료율이 1.89% 수준으로 알려진 것을 고려하면 카드사들이 자동차 구입과 관련해 얻는 매출은 연간 2,000억원 가까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에 현·기차와 계약을 해지한 3개 카드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2017년 기준 40% 가까이 된다. 이 때문에 단순 계산으로도 800억원 가까운 자동차 구입 관련 카드사 매출액 시장이 열린 것과 마찬가지이다.

현대캐피탈의 한 관계자는 “메이저 카드사들이 현·기차와 계약이 해지된 만큼 자동차 구입시 현대카드 사용 비율이 늘어나는 반사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기차로서는 카드사와의 수수료율 분쟁에서 밀리지 않음으로써 두 가지 효과를 얻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우선 일부 카드사들의 이탈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수료율을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에서 유지했다. 이를 통해 년 수백억원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의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부수적인 기대효과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현·기차가 현대카드를 대놓고 밀어줘도 시원찮을 판에 일부 카드사들이 강수를 고집하면서 이탈함으로써 이제 ‘노골적인 밀어주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탈한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가맹계약 해지 이유를 들어 ‘현대카드 신규 가입 후 구매’를 적극 권유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지만 반사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면서 “이탈한 카드사들도 조만간 현·기차가 제시한 수수료율에 합의하고 가맹계약을 맺을 것으로 효과가 있더라도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찬우 선임기자 kmcir@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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