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국 반도체 2000억달러 수입설… “현실성 없어”
중국의 미국 반도체 2000억달러 수입설… “현실성 없어”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19.03.08 08:25
  • 최종수정 2019.03.08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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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중국의 미국 반도체 2000억 달러 수입 제안에 따른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 하락 우려가 오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마이크론의 생산공장이 제3국에 분산돼있어 실질적인 수출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인지한 미국 측이 중국 측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는 것이다.

7일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팟캐스트 방송 ‘최양오의 경제토크 by 인포스탁데일리’에 출연해 “중국의 미국 반도체 2000억 달러 수입 제안에 미국 측이 현장에서 웃었을 정도로 현실성이 없다는 식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최 고문은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전체의 68% 수준을 차지하는데, 중국은 현재 자급률이 10%에 불과하다”며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산 반도체를 수입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향후 6년간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반도체를 구매하겠다고 제안했다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인용하며 한국 반도체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국가별 반도체 수입 비중을 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국이 28.7%로 가장 높고, 이어 대만이 21.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5.3%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산 반도체 수입 비중은 2.3%에 머물고 있다. 이에 중국 측 제안은 미국산 반도체 수입 비중을 크게 늘려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최 고문의 발언이 맞다면 국내 반도체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출비중 하락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미중 간 무역불균형 해소 과정에서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반도체 등이 직접 거론되고 있어 어느정도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최 고문은 “확인 결과 2000억 달러 수입 제안은 류허 중국 부총리로부터 나온 아이디어였는데, 실제 마이크론의 생산지는 미국 뿐만 아니라 대만과 일본 싱가포르 등에 퍼져있다”며 “다른 나라 생산분이 훨씬 많은 상황에서 미국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류허 부총리에 대해 미국 측에선 ‘통상 실무 경험이 없어도 너무 없다’ ‘국제 무역법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제안에 단호하게 ‘노’를 외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호현 전문기자 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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