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를 찾는다]㊦ 코웰패션, 연구는 끝났다… 이젠 판을 뒤집자
[가치주를 찾는다]㊦ 코웰패션, 연구는 끝났다… 이젠 판을 뒤집자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01.30 08:22
  • 최종수정 2019.01.30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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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우상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가치투자의 신’으로 불린 데는 그만이 가진 ‘안목’ 때문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보면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는 의외로 간단하다. 수많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안목보다는 ‘믿음’을 먼저 내세우고 강조한다. 장기적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 그의 투자 방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워런 버핏처럼 가치투자를 집중하기 쉽지 않다. 시장과 기업에 대한 믿음보다는 불안한 경제와 기업의 정보 부족으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찾지 못한 영향이 큰 탓이다.

<인포스탁데일리>가 <인포스탁리서치센터>와 함께 연중기획으로 마련한 ‘가치주를 찾는다’도 이런 의도에서 출발했다. 투자자들에게 장기적 안목을 제시하고 성장·발전 가능성이 큰 기업을 찾아 숨겨진 ‘보석’을 제시하자는 것이 기획의 목적이다.

본지는 10번째 옥석 기업으로 팅크웨어를 선정했다. 사명보다 혁신적인 제품으로 더 유명한 기업 팅크웨어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편집자주>

코웰패션이 지난해 판매한 아.테스토니 핸드백. 사진=코웰패션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해서 고귀한 것이 아니다. 과거의 자신보다 우수한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고귀한 것”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코웰패션은 분명 우수한 기업이다. 독보적인 사업구조, 차별화된 경쟁력, 불황에도 급성장하는 연구대상 코웰패션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단어들만 봐도 이런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절반만 옳다. 어째서인지 기업가치의 지표인 주가는 자신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여서다. 더구나 이런 현상은 외부적인 요인의 영향도 아니다. 코웰패션 스스로 만든 불안요소에서 비롯됐다.

다행인 점은 코웰패션도 가만히 멈춰서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올해 초부터 한 발 더 발전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을 찾으려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 정도 이유면 올해도 코웰패션에 기대를 걸어봄 직하지 않을까 한다.

자료=SK증권 제공
자료=SK증권 제공

◆ 세계로 눈 돌린 코웰패션… 올해 수출 확대 원년으로

코웰패션은 올해 세계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대만과 일부 동남아 국가에 언더웨어를 수출했으나 올해는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 지역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수출 품목 역시 언더웨어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추진한다.

단일 판매 채널(홈쇼핑)의 매출 의존도가 78% 수준으로 매우 높다는 게 코웰패션의 최대 약점이 수출이 앞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 셈이다. 

코웰패션은 이미 호주와 잡화, 레포츠 및 패션 의류, 언더웨어 등에 대한 수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끊임없이 문을 두드렸던 중국 시장에서도 이르면 연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기존에 진출했던 대만의 수출 물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코웰패션은 특히 푸마 언더웨어를 아시아 전역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확대를 동력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웰패션 자회사 CF H&K에서 판매하는 여성 슈즈 헬레나앤크리스티. 사진=코웰패션

코웰패션은 수출 품목을 다양하게 확보하기 위해 올해 잡화, 레포츠 및 패션 의류, 언더웨어 등 SPA(제조유통일괄화의류) 플랫폼 사업의 집중 육성에 나선다. 우선 오는 4월 이탈리아 브랜드 ‘아.테스토니(a.testoni)’ 핸드백을 출시한다. 

신발 브랜드로 아.테스토니 직수입과 더불어 스니커즈, 어글리슈즈 등을 내달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 아디다스, 아.테스토니 등의 브랜드로 선글라스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코웰패션은 올해 잡화 부문 물량을 지난해보다 5배나 많이 확보하는 등 성장을 확신하고 있다.
 
기존의 라인업인 아디다스골프, 푸마스포츠, 리복스포츠, 푸마골프 등 레포츠 의류에 이어 아디다스스포츠 어패럴, 리복슈즈, 푸마슈즈 등 올해 출시되는 신규 브랜드의 판매 호조로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기도 했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주력사업인 언더웨어 부문의 성장을 기반으로 올해가 코웰패션의 수출 확대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큰 변수가 없는 한 최근 몇 년간 고성장을 충분히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코웰패션 제공

◆ 패션과 전사사업 ‘두 개의 날개’로 난다

전자사업은 패션사업과 함께 코웰패션을 이루는 한 축이다. 전체 매출에서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매출은 국내외 대기업 고객사를 대상으로 가정용, 산업용 전자기기 등에 장착되는 필름콘덴서와 고정저항기 등의 판매에서 올리고 있다.

자동차 산업과 에너지 분야에도 진출했으나 해당 분야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10% 남짓에 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관련 분야 시장을 개척한 코웰패션의 선견지명과 준비성이 머지않아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와 에너지 시장이 급성장 중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친환경차 분야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코웰패션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차에 필요한 전압변환장치(LDC)·OBC용 필름커패시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인 탑재형 충전기(OBC)와 파워컨트롤유닛(PCU)에 사용되는 필름커패시터 부품도 생산하고 있다.

자료=국방연구소 제공

커패시터는 전기에너지 저장과 전압, 전류를 안정화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제품의 주요 공급처는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상하이차 등이다. 국내외 전기차 제조사들이 전기 자동차 생산을 증가시키면서 수혜가 기대된다.

더욱이 코웰패션은 전술차량 모듈용 필름콘덴서를 개발하고 방위산업 분야 전장품 시장에도 진입해 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군은 40년 넘게 사용하던 K511 2.5t 트럭 일명 ‘육공트럭’을 비롯해 노후된 전술차량을 모두 교체할 예정이어서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16년 하이브리드 전술차량의 개발을 마친 상태다. 코웰패션은 군에 전기차 인버터용 전력변환콘덴서(DC-Link) 커패시터를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업 추진 시기가 몇 년 후여서 당장 실적에 반영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시장이 성장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의 수요에 대응을 위해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꾸준히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전기차 부품 사업을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코웰패션의 주담대 현황. 자료=전자공시 제공

◆ 지지부진한 주가흐름… 언제쯤 상승할까?

탄탄한 사업구조, 양호한 실적 등 코웰패션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나 주가는 최근 몇 년간 5000원 선을 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는 2017년 대명화학을 대상으로 발행된 EB(교환사채) 탓이 컸다. 

대주주의 교환사채 물량을 중심으로 한 기관 매도가 이유였다. 당시 EB는 주당 3000원에 850만주가 발행됐다. 대명화학은 주가가 3000원을 웃돌자 교환청구권을 행사한 후 주식의 상당량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가 발목을 잡아 왔던 EB 물량은 지난 25일 모두 털어냈다. 코웰패션의 불안요소는 이제 주식담보대출만 남은 셈이다. 주담대는 총 주식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중 콜옵션 7.74%는 이순섭 회장과 대명화학의 거래로 차치한다고 해도 주담대는 여전히 과도하다.

1월 29일 종가 기준 코웰패션 주가. 자료=인베스팅닷컴 제공 

상황이 이렇지만 최근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조금씩 해소 기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불안감보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웰패션은 유동성이 필요할 때, 채권을 매도하는 대신 주담대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인수합병(M&A)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서 “주담대 비율이 높으나 아직 한계치에 근접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코웰패션이 현재와 같은 사업구조를 만드는데 10여 년의 시간이 소요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지금까지의 독주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며 “미지한 사업 분야의 실적개선만 이뤄진다면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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