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결국 금융업 포기 선택…보험·카드 매각 지주체재 강화
신동빈 결국 금융업 포기 선택…보험·카드 매각 지주체재 강화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8.11.27 17:02
  • 최종수정 2018.11.29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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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뉴 롯데 재건 속도..롯데캐피탈은 향후 매각 할 듯
롯데지주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 픽샤베이
롯데지주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 픽샤베이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롯데그룹이 27일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해 온 지주사 전환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는 앞서 지난해 1월 지난해 6개 비상장계열사를 흡수 합병해 순환출자를 해소했고, 그해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했다. 롯데지주는 유통, 식품, 금융, 화학 부문 62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현행 공정거래법의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을 진행해왔다. 롯데그룹은 내년 10월까지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롯데는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매각과 관련해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협의해 일정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 어떻게 진행되나

롯데그룹은 이날 금융계열사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를 외부에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은 매각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롯데캐피탈은 카드와 손보와 달리 일본 주주가 많아 즉각 매각이 힘들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는 매각과 관련해서는 아직은 매각 초기단계라며 섣부런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앞서 롯데가 우리은행과 물밑접촉을 해왔다는 점을 들어 조만간 설립될 우리금융지주에 매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설립에 앞서 증권과 보험회사 인수합병(M&A)를 강하게 추진해온 것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고 있다.

또 업계에서는 손보사를 보유하지 않은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도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롯데카드 역시 업계의 관심이 높다. 현재 경영실적을 보면 카드사 중에서는 하위권이지만 기존 금융회사가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져 업계 1·2위를 노려볼 정도로 규모가 크진다. 이 때문에 우리카드과 KB카드, 하나카드 등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롯데카드 매각가는 2조1000억원대로 예상된다. 롯데카드는 롯데지주가 지분 93.78%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손보의 매각가는 7000억원~1조원대로 평가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매각가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업계는 본다.

◆“아깝지만 포기”… 신동빈 체제 지주사 탄력

신동빈 롯데 회장으로서는 이번 금융계열사 매각은 안타까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산분리 윈칙에 따라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롯데 브랜드파워를 키워내는데 큰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카드는 애초, 외부 매각이 아닌 계열사 지분과 맞교환 방식을 검토할 정도로 롯데카드에 애정을 나타냈다. 롯데그룹 주력분야가 유통이란 점에서도 롯데카드는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계열사로 평가 받았다.

롯데가 카드사와 손보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또다른 이유는 지주회사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롯데지주의 완성을 위해서는 지주사에 포함되지 않은 호텔과 물산, 건설 분야 계열사가 필수적이다. 현재로서는 케미칼을 인수하면서 지주전환에 속도가 붙었고, 이번 금융계열사를 매각하면서, 앞으로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을 매입했다. 인수대금은 약 2조2300억원이다. 롯데지주는 인수자금 전액을 금융권 단기차입으로 마련했다.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를 매각한 자금은 롯데케미칼 인수 차입금을 해결하는데 우선 쓰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빨라진 '신동빈 표' 롯데…호텔롯데 상장은 언제

롯데지주의 마지막 관문은 ‘호텔롯데’ 상장과 합병이다. 업계는 호텔롯데의 투자부문이 롯데지주와 합병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보다 상위에 있는 계열사다. 일본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등의 지배를 받고 있다. 호텔롯데를 상장해야만 일본 주주 지분을 희석할 수 있어, 일본롯데와 완전 독립이 가능해진다.

또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과 함께 일본쪽 지분율을 50%이하로 끌어내린다는 계획이다. 2015년 호텔롯데 상장 계획을 내놓았을 대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시 30~40%는 신주 발행을 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물산과 건설분야 합병은 호텔롯데가 상장후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물산과 롯데알미늄 등 호텔롯데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롯데지주가 사들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업계는 이번 카드, 보험 매각 발표가 호텔롯데 상장 초읽기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매년 12월 발표하는 그룹 인사도 더 빨라진다면 내년 상반기 중 상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구속된 이후 상장 추진이 멈춰졌고 여기에 일본 롯데 역시 신 회장을 지지하고 오랜시간 기다려온 만큼 상작 작업은 조기에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헀다.

호텔롯데 상장이 성공하면 롯데쇼핑의 자회사인 롯데컬쳐웍스(구 롯데시네마·롯데엔터테인먼트), 코리아세븐, 롯데지알에스(롯데리아)도 본격적으로 상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주력사업도 유통과 석유화학으로 재편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1조원을 투자해 대형 쇼핑몰 등이 포함된 스마트시티건설을 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4조원을 투자해 그룹 최대 규모 케미컬 유화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또 미국 루이지애나에 3조원을 투입한 석유화학 공장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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