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클릭]항공주, 유가 상승해도 ‘고공비행’ 이어간다
[인포클릭]항공주, 유가 상승해도 ‘고공비행’ 이어간다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8.11.15 21:38
  • 최종수정 2018.11.22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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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화물수송량 증가 뚜렷,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
항공사들 3분기 성적표 '굿', 4분기 매출 전망도 '맑음'
PBR 1배 수준에 머물러 저평가 매력주로 등극 중

[인포스탁데일리=성동규 기자] 올해 내내 약세를 보이던 항공사의 주가가 오랜만에 고공비행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사상 최장기간 하락한 덕분이다. 항공사에 있어 유류비는 가장 큰 비용 항목이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의 유류비는 매출의 25%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제유가가 15일 반등하면서 상황은 다시 반전됐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밸류에이션에는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 휴가철 여행객들 증가와 화물수송량이 크게 늘고 있는데 따른 분석이다. 여기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수준을 밑돌아 저평가 매력이 높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 국제유가, 상승 반등해도 상관 없다

실제로 항공사들은 전통적인 상식을 깨고 고유가 파고 넘는 실적을 거뒀다. 3분기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분기 최대 매출을 거뒀고,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최초 매출 1조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한항공 3분기 매출은 3조4097억원, 영업이익은 39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1%, 3.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678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한항공의 유류비는 지난해보다 2217억원 증가했으나 외형 성장과 유류비 외 비용 통제가 이뤄지면서 좋은 영업 실적을 기록했다"며 "연결 부문은 호텔 사업 적자 폭 축소 등으로 90억원 이익기여(흑자전환) 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영업이익이 10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8% 감소했으나 매출이 1조8521억원으로 14% 증가하며 창사 이후 3분기 매출 중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당기순이익도 478억원으로 181% 늘었다.

LCC 항공사들의 맏형인 제주항공도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항공은 3분기 영업이익이 37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4% 줄었지만 3분기까지 누적실적의 경우 매출 9419억원, 영업이익 95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8.2%, 14.3% 늘었다. 

이런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방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델타와의 JV와 기타 항공사들과의 코드셰어 확대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내년부터 투자비 축소로 재무구조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예상한다"며 "화물부문은 성수기에 진입하는 데다가 제한적인 공급으로 수급 개선이 지속되고, 여객도 중국 노선 회복과 장거리 노선 확대로 회복세가 이어지며 탑승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급증하는 여행객 항공주 오랜만에 웃음

여행객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항공주 투자심리를 부추기는 요소다. 일본 지진 등으로 급감했던 여행객 수도 눈에 띄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집계한 10월 국제선 여객수는 575만542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 증가했다.

특히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 영향으로 성장률이 둔화됐던 일본 여행객 수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10월 일본노선 여객수(김포공항포함)은 134만6699명으로 전년동긷비 8.8% 올랐다. 중국노선은 120만4634명(전년동기대비 17.9%)을 기록, 회복세도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

이와함께 동남아노선(+14.9%), 유럽노선(+13.0%), 미국노선(+3.5%) 등도 같은기간 대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앞으로 전망도 밝다. LCC들이 일본과 동남노선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 우려와 달리 수요가 견조하고 최근 국제유가도 고점대비 15% 이상 하락한 것은 항공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3분기 자연재해로 인한 실현되지 못한 국제선 여객수요는 이연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내년 잠재적인 수요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LCC와 FSC 국제선 국적 여객 추이 및 전망. 사진=한국교통연구원 제공
LCC와 FSC 국제선 국적 여객 추이 및 전망. 사진=한국교통연구원 제공

◆LCC의 약진 내년 여객 시장도 주름잡는다 

LCC 항공사들은 내년에도 국제선 시장에서 약 20%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손흥구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9년 항공수요예측 및 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분석 결과 내년 국제선 여객은 올해보다 3.3∼9.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 5년간 LCC 항공사들의 국제선 여객 증가율은 연평균 40%대에 달한다. 2015년 37.6%를 기록한 뒤 2016년 59.5%로 크게 뛰었고, 2017년 42.1%를 기록했다. 올해도 약 2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박사는 "내년에는 중국 노선 수요가 회복되고, 일본 노선이 활성화되면서 전체적으로 국제선 여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LCC 성장세가 이어지며 내년 LCC의 항공 점유율은 처음으로 30%를 넘길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FSC 항공사들은 여객 시장에서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탓에 FSC 항공사들은 LCC 항공사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중장거리 노선 위주로 국제선 여객 수요를 확보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FSC 항공사들의 전략은 또 있다. FSC 항공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화물 수송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항공사들의 10월 화물수송량은 28만7000톤으로 전달인 9월과 비교해 7.5%나 증가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9월엔 마이너스 3.0%를 기록했으나 10월 2.3%로 플러스로 전환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제 항공화물 시장은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화물운임이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주와 유럽 노선 비중이 높은 국적항공사의 화물운임도 3분기에 약 15% 상승했고 성수기인 4분기에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항공주 저평가 매력 뿜어내다

항공주가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을 기록하면서 저평가 매력은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내년 실적을 기준으로 집계한 항공주 PBR은 대한항공이 0.73배, 아시아나항공이 0.57배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1.7배. 1.5배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항공주를 두고 "주가가 언제 반등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저평가 매력이 높은 시점"이라고 평가한다.

최근 유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반등하는 항공주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하지만 내년까지 여행객수 증가가 예상됐고 항공사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크게 낮춰진 상황이어서 오히려 '어닝 서프라이즈'기대까지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 등 컨트롤 할 수 없는 대외변수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하지만 항공주들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투자 가치가 충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현 주가 수준을 보면 4분기 실적 불확실성만 해소해도 단기 반등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현재 주가가 확실한 바닥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여서  항공주는 잠재 시장가치 상승 여력(upside potential)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라고 분석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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