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최재영 선임기자] 한국부자들은 코스피 보다는 코스닥 투자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평가 주식인 가치주의 투자 선호도가 높았고 해외주식 직간접투자에도 상당히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수는 지난해 2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24만2000명)과 비교해 15.2% 늘어난 규모다.
현재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부자중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비율은 76.9%(복수응답)로 코스피 시장 투자(75.5%)를 넘어섰다.
이는 주식 시장 흐름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5월말에서 올해 5월말까지 1년간 코스닥 지수는 626.43에서 879.66으로 40.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증가율 9.2%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다만 코스피 시장에만 투자하는 비중(21.8%)과 코스닥에만 투자하는 비중(18.1%)과 염두하면 부자들은 분산투자 차원에서 코스닥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보유자산규모별로는 50억원 이상 그룹이 10~50억원을 보유한 그룹보다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비중이 14.8% 포인트 높았다.
◆부자일수록 가치주 선호도 높다
투자주식 유형은 성장주가 62.0%(복수응답)로 가장 많았지만 기업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인 가치주 투자선호도가 41.7%에 달했다. 이외에 중소형주(33.3%)보다는 대형주(47.7%) 보유 비중이 높았고 배당주 보유율도 44.9%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또 코스피 시장에만 투자하고 있는 경우에는 대형주 비중이 21.8%로 가장 많았고 가치주(7.6%포인트)에도 높은 투자 비중을 나타냈다.
반대로 코스닥에만 투자하는 경우에는 테마주 투자비중이 13.6%로 가장 높았고 성장주와 배당주가 각각 9.6%포인트, 9.1%포인트 비중을 보였다.
◆해외투자 비중 크게 늘려
눈여겨 볼 점은 한국부자들의 대다수가 해외직접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는 점이다. 외화자산을 보유중인 비중은 21.5%다.
올해 1분기 해외주식 결제금액(매수액+매도액)은 104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9억8000만달러)대비 무려 162.8%나 늘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주식 종목은 아마존으로 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이어 알리바아(5억1000만달러), 텐센트(3억7000만달러), 엔비디아(3억달러), 구글(2억3000만달러) 순이다.
보유외화자산으로는 해외주식등 직접투자가 10.0%(복수응답), 외화예적금 등 금융상품(9.3%), 외화현금(9.0%), 해외부동산(2.5%) 순으로 조사됐다.
보유자산 규모별로는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그룹의 외화자산 보유비중이 43.7%로 보유자산 10~50억원 그룹(17.3%)보다 상당히 앞섰다.
이 중 자산 50억원 이상 그룹의 해외주식 등 직접투자 비중은 18.8%며 10억~50억원 그룹(8.3%)보다 10.5%포인트 높았다.
◆부자들 해외직접 투자 관심 높아
이번 조사에서 부자들의 해외직접 투자 비중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자산 50억원 이상의 해외직접투자 의향은 45.3%로 자산 10억~50억원 그룹과 비교해 24.4%포인트 높았다.
해외투자 선호국가로는 2015년 이후 하락하던 중국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25.2%로 전년(19.1%)보다 상승해 중국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회복됐다. 다만 2015년(56.6%)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반면 베트남 투자 의향도가 24.3%로 크게 늘면서 베트남의 성장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외에 무역분쟁과 관련해 미국에 대한 선호도가 6.3%로 전년(20.9%)대비 14.6%포인트 급감했고 중국·베트남·홍콩·인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높았다.
해외자산 투자와 관련해서는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 관리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응답이 3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방어적으로 관리하기 보다는 외화 강세시 수익실현과 비용절감으 ㄹ위해 환율 변동에 노출되도록 관리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환위험 관리 방식에서는 여러 국가에 분산 투자와 환헤지형 금융상품 가입이 가장 많았다.
◆부자들 세금이 가장 큰 부담 줄이기 안간힘
한국부자들이 가장 큰 고민거리는 세금부과율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현재 세금 부과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61%를 기록했다.
이 중 현재 세금 납부액이 재무적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이 60%를 넘어섰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자산이 많을수록 세부담의 고민이 많았다. 50억원 이상 그룹의 비중(69%)이 10억~50억원 그룹이 비중(59%)보다 높아 자산규모가 클수록 세부담을 더 느끼고 있었다.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자들이 취한 행동은 ‘보험 등 절세 금융상품 가입’(31.8%)이었지만 전년(56.4%)과 비교했을때는 크게 감소했다.
특히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보유자는 세무사와 상담한 비중이금융자산 10억~50억원 그룹보다 18.2%포인트 높았다.
금융자산이 클수록 세무사와 금융기관 등 전문가의 의존도가 높은 반면 주변과 지인, 인터넷 등을 통화 정보 획득 비중은 낮았다.
세금혜택을 위해 가입한 금융상품은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소득·세액공제 금융상품 이융률이 65.4%로 가장 높았고 비과세 상품인 장기저축성보험(55.1%), 투자수익이 비과세 되는 국내 주식·주식형펀드(37.8%) 등이 가입률이 높았다.
이와 함께 브라질 국채 등 채권(22.0%)과 지난해 말 분리과세 혜택이 종료된 하이일드펀드 등 분리과세 펀드(18.9%)의 활용비중이 전년 보다 각각 6.5%포인트, 7.4%포인트 증가했다.
최재영 선임기자 caelum@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