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탈-언론사 간 ‘아웃링크’ 논쟁, 뉴스의 ‘판’을 흔든다
포탈-언론사 간 ‘아웃링크’ 논쟁, 뉴스의 ‘판’을 흔든다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8.07.06 15:27
  • 최종수정 2018.07.31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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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이일호 기자] 네이버와 다음 등 검색엔진(포탈)과 언론사 간 뉴스 ‘아웃링크(언론사로 뉴스 링크)’ 도입을 둘러싼 갈등이 석 달째 지지부진한 가운데, 언론사들 스스로 촉발한 아웃링크 논쟁이 자신들의 ‘발목’을 잡게 됐다는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아웃링크 논쟁으로 말미암아 향후 언론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실력있는 미디어와 소셜미디어 등으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2일 임원기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팟캐스트 방송 ‘최양오의 경제토크 by 인포스탁데일리’에서 “네이버가 포탈에서 뉴스를 빼고 아웃링크를 도입하면서 ‘판’을 흔들려 한다. 언론사들이 명분과 수익성 사이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며 “포탈이 아웃링크를 도입하면 언론사들은 전재료를 못 받고 사용자도 줄어들어 광고수익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 말했다.

임 전 기자는 “사람들이 포탈을 통해 뉴스를 보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로 한국 언론은 유통과 뉴스 선별(큐레이션), 생산 기능을 잃게 됐다”며 “언론진흥재단 뉴스 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뉴스 소비는 포탈 인링크가 77%인 반면 언론사 사이트는 4%에 불과하다. 아웃링크도 바꿔도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걸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관측했다.

포탈과 언론사 간 아웃링크 도입을 둘러싼 갈등은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난 4월 발의한 ‘신문법 일부법률개정안’으로 본격화됐다. 개정안에는 포탈이 ‘인링크(언론사 기사를 전재료를 주고 자체적으로 게재)’ 방식으로 뉴스를 공급하는 것을 막고 아웃링크 방식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한국신문협회도 박 의원 발의안에 대해 찬성의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전재료였다. 인링크 방식에선 포탈이 전재료를 내고 언론사의 기사를 가져오는데, 아웃링크를 도입할 경우 이 같은 수익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아웃링크 전환 언론사에 전재료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못 박자 수십여 곳의 언론사들이 일제히 도입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아웃링크 도입의 공정성을 의심받던 언론사들이 스스로의 ‘발등’을 찍은 꼴이 된 것이다.

방송의 좌장을 맡은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도 “아웃링크 논쟁의 본질은 언론사의 판이 흔들리는 부분이 생긴 것”이라며 “무작정 아웃링크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과 마찬가지”라 말했다.

◆아웃링크 도입, 메이저 중심 언론 지형 바꿀까

포털이 아웃링크를 도입할 경우 언론사들의 구조조정이 촉발될 수 있고, 나아가 SNS를 통한 1인 미디어 등 새로운 방식의 언론이 생겨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김종효 키움증권 이데일리TV 해설위원은 “(포탈 아웃링크 도입이) 2000년대 이후 범람하는 인터넷 언론을 포함해 과도하게 많아진 언론사들을 구조조정을 하게 만드는 현상이 될 수 있다”며 “1인 미디어 형태가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네이버 플랫폼도 인공지능(AI)를 도입하게 되면서 개인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개개의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 위주로 플랫폼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임 전 기자 도 “지금까지 만들어진 언론 대부분이 기사를 쓰고 돈을 받는 유사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며 “(포탈 아웃링크 도입으로) 언론사들이 좋은 기사를 생산해서 독자에게 정당하게 구독료를 받을 수 있다. 독립적이고 실력 있는 언론이 나올 ‘판’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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