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8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오전 장중 특징적인 테마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사이버 보안 관련주가 정부의 강력한 대응 기구 신설 검토와 연이은 해킹 피해 소식에 강세를 보이는 반면, 인공지능(AI) 산업의 투자 수익성 우려가 부각된 반도체 관련주와 미국 및 이란 간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로 국제 유가가 폭락한 정유 및 액화석유가스(LPG) 관련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보안 테마의 강세는 연달아 발생한 대형 보안 사고와 이에 따른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 시사에서 비롯되었다. 전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보안 관련 유료 사이트에 '탑승객 명단(대한민국-벨기에)'이라는 파일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해당 파일에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를 포함해 김용범 당시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의 개인정보가 포함되었으며, 청와대와 외교부 직원 등을 합쳐 총 168명의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다각적인 심층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더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해킹 등을 언급하며, 인공지능 발달로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예방 중심의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공공과 민간 영역을 아우르는 범정부 차원의 '사이버 보안 차르' 기구 설치를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하면서 보안 산업 전반의 정책적 수혜 기대감이 크게 고조되었다. 민간 영역에서도 한양증권이 외부 해킹으로 인해 고객 및 임직원의 개인정보 일부(이름,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등)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보안 강화의 필요성이 재차 강조되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오전 11시 15분 기준 파수AI, 한싹, 에스투더블유, 페스카로, 싸이버원, 지니언스, 안랩, 아이씨티케이, 한컴위드 등이 포함된 보안주 테마 지수는 2.26%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반도체 및 관련 장비·부품 테마는 간밤 뉴욕 증시에서 촉발된 대규모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3.37% 급락 여파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AI 인프라 투자 비용을 기업들이 원활히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 오라클(ORCL)이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2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는 소식은 기존 1250억 달러의 차입금 부담과 겹치며 주가 8.76% 급락으로 이어졌고, 메타(META) 역시 최소 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에 따라 인텔(-8.80%), 마이크론 테크놀로지(-5.78%), AMD(-7.52%), 엔비디아(-1.26%)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으며,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대덕전자, 기가비스, 디아이, 세미티에스, 두산테스나, 인텍플러스, SFA반도체, 고영, 이수페타시스, 네패스 등의 반도체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오전 11시 15분 기준 반도체 장비 테마 지수는 -3.67%, 반도체 재료 및 부품 테마 지수는 -3.03%를 기록하며 시장 전반의 지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및 정유 관련 테마 역시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 기대감에 따른 국제 유가 폭락의 여파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간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가격은 7.36% 폭락한 배럴당 96.46달러로 마감해 4거래일 만에 100달러 선을 하회했고, 브렌트유 역시 7.63% 급락한 104.77달러를 기록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위기 극복을 위해 최고지도자의 동의 아래 미국과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중간선거 후 이란 공격 재개에 서두를 것이 없으며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해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무게를 실었다. 비록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위해 이란 케슘섬을 공습했다고 보도했으나, 확전보다는 방어적 성격의 조치로 해석되며 시장의 긴장감을 크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에 S-Oil, SK이노베이션, SK가스, GS, 흥구석유, 한국석유 등 정유 및 에너지 테마는 매도 우위를 보이며 오전 11시 15분 기준 정유 테마 지수는 -8.11%, LPG 테마 지수는 -4.68%의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윤서연 기자 yoonsy0528@infostoc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