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험]①신한지주, 부동산 위축에 ‘순익’ 예상치 미달
[기업탐험]①신한지주, 부동산 위축에 ‘순익’ 예상치 미달
  • 안호현 전문기자
  • 승인 2024.01.23 11:25
  • 최종수정 2024.03.13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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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충당금 적립 ‘불똥’…대내외 충격에 높아진 실적 부담
증권업계, 4분기 순익 ‘컨센서스’보다 낮은 4000억원대 예상
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신한은행 본사 사옥. (제공: 신한은행)
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신한은행 본사 사옥. (제공: 신한은행)

[인포스탁데일리=안호현 전문기자]

신한금융지주가 대내외 충격 여파를 받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백억원의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부도시손실률(LGD·Loss Given Default. 이하 LGD) 대비 충당금 또한 적잖을 전망이다.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거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지배순이익이 컨센선스를 밑돌 걸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지배순이익이 6265억원으로 시장 예상치 대비 24% 낮게 전망했다. SK증권의 예상치는 그보다 더 낮은 5223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4000억원대 지배순이익을 예상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실적 전망에 회의적인 스탠스가 나타나는 배경 가운데 하나는 부동산 경기 침체다. 

대체투자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해외 부동산뿐 아니라 국내 부동산 침체의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최근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한 태영건설의 충격을 신한금융지주도 피하지 못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영건설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추가 충당금이 수백억원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신한금융지주의 태영건설 대출금이 6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태영건설의 생존 여부에 따라 수백억원의 충당금이 손실로 실현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자산 재평가 관련 ‘손상차손’이 일부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손상차손’은 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유형 자산의 미래 경제적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를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이다.

홍승기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2020년 이후 코로나19 확산,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 및 경기침체, 부실채권 발생 증가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충당금/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019년 말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해 들어 비은행 부문 부동산PF 대출과 카드론을 중심으로 요주의이하여신이 증가하여 전년 말 대비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됐다”고 말했다.

‘요주의이하여신’은 자산 건전성을 분류하는 기준인 △정상 △요주의 △고정 △추정손실 △회수의문 가운데 요주의에 해당한다. 부실 바로 전 단계로 주의가 필요한 대상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한금융지주의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1.7%로 전년 말 대비 0.4%p 올랐다.

담보 대출에 따른 LGD 또한 적립 충당금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담보로 한 대출의 부실 위험을 높게 설정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신한금융지주의 LGD 충당금 규모를 각각 1400억원, 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충당금 적립액은 약 1조 4844억원이다. 1년 만에 충당금 적립액이 약 6300억원 확대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의 충당금 적립액 추이를 봤을 때, 리스크 관리를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볼 수 있지만 리스크를 높일 요인도 산적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며 “부동산 등 노출된 리스크에 신한금융지주가 어떤 충격을 받을지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최근 금융사에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되는 홍콩H지수 연계 주식연계증권(ELS) 여파도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2024년 상반기 기준 5대 시중은행 홍콩H지수 ELS 만기 도래 규모.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 가운데 올 상반기 만기를 맞는 규모는 1조 3766억원이다. 5대 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4조 7726억원) △NH농협은행 등에 이은 액수다. 

한편 신한금융지주의 조용병 전 회장은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때, 책임을 지고 용퇴한 바 있다. 그는 2023년 임기 만료 후 연임이 유력했으나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직 수장이 나서 변화와 혁신을 내세웠으나, 조직은 홍콩H지수 연계 ELS 불완전판매라는 위기에 또 한 번 내몰린 처지다.

*용어 설명
‘부도시손실률’(LGD·Loss Given Default)은 대출채권이 부도 처리됐을 때 전체 여신 중 은행이 회수하지 못해 손실 처리될 금액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정부 감독기관의 기준에 따라 LGD를 대비해 충담금을 쌓아둬야 한다. 

안호현 전문기자 vicahh@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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