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세종)안호현 전문기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가연계지수(ELS) 상품’의 불완전 판매에 대해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복현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대규모 원금 손실 위기의 홍콩H지수 연계 ELS를 수조원 어치 판매한 은행들에 대한 비판이다. 그러면서 ELS ‘불완전 판매’에 대한 본격 조사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복현 원장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일부 은행에서 ELS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조치가 됐다’고 운운하는데 자기 면피로 보인다”면서 “아마도 자필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불완전 판매는 아니라는 것 같은데,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그리 쉽게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 중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판매 잔액은 총 8조4100억원 규모다.
상품 구조와 주가수준을 감안했을 때 현재 상태로는 3조~4조원대 원금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ELS를 사모·공모를 통해 펀드(ELF)와 신탁(ELT) 형태로 판매해왔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ELT는 ‘홍콩H’는 물론 ‘닛케이 225’, ‘S&P500’, ‘유로스톡스50’ 등 각국 대표 지수 3개 정도를 연계한 상품이다.
이복현 원장은 “이런 고위험 상품이 다른데도 아닌 은행 창구에서 고령자한테 특정 시기에 많이 판매됐다는 것만으로도 적합성 원칙을 지켰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70대 고령 투자자에게 수십 퍼센트(%)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을 권유하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시중은행 중 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을 겨냥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안호현 전문기자 vicahh@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