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 부재 키움증권, 영풍제지 미수금 5000억 육박…”낮은 증거금률 악용”
'리스크 관리' 부재 키움증권, 영풍제지 미수금 5000억 육박…”낮은 증거금률 악용”
  • 김영택 기자
  • 승인 2023.10.22 12:32
  • 최종수정 2023.10.2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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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금 회수 위해 반대매매 통해 피해 최소화"
키움증권 사옥
키움증권 사옥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한 미수금이 5000억원에 육박해 리스크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종목 증거금률이 낮게 설정돼 있어 자칫 시세조종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장마감 후 영풍제지 종목에 대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키움증권이 공시한 미수금 규모는 영풍제지 시가총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키움증권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인 5697억원에 버금가는 큰 금액이다.

키움증권 영풍제지 하한가 미수금 발생 공시. 자료=DART
키움증권 영풍제지 하한가 미수금 발생 공시. 자료=DART

영풍제지는 올해 700%가 넘는 주가 상승으로 인해 작전주 의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종목이다.

실제로 금융당국과 검찰이 지난 19일 불법적 주가조작 행위 가담자 4명에 대한 체포에 나섰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18일부터 영풍제지 주가는 하한가로 급락했고, 19일부터 금융당국에 의해 거래 정지됐다.

키움증권은 5000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을 회수하기 위해 반대매매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될 수 있고, 손실과 관련 확정사항이 있을 경우 투명하게 재공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수금은 투자자가 미수거래 대금을 갚지 못해 생긴 일종의 외상값으로, 투자자가 이 외상값(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회수하는데 이를 반대매매라고 한다.

특히 키움증권이 다른 주요 증권사와 달리 큰 피해가 발생한 건 종목 증거금률이 매우 낮게 설정해놨기 때문에 시세조종에 대거 악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올초부터 지난 7월까지 영풍제지 증거금을 10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반면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가 터진 지난 18일까지 증거금률 40%를 유지했다.

이후 금융당국이 영풍제지에 대한 거래 정지에 나서자, 19일에서야 100%로 상향 조정했다.

증거금률은 거래대금에 대한 보증금의 비율을 말한다. 증권사가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하면 해당 종목은 오로지 현금으로만 매수할 수 있어 미수거래가 차단된다.

흔히 증권사들은 신용융자나 담보대출, 미수거래 등을 제한하는 이유는 무리한 빚투로 자칫 투자자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미수 채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주가 급등락과 시세조종 등 위험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을 상향 조정해 사전에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

영풍제지 주가추이. 자료=네이버
영풍제지 주가추이. 자료=네이버

특히 영풍제지의 경우 11개월간 주가가 12배 이상 급등했고, 주가수익비율(PER)이 300배가 넘은 이상 종목이었다.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한편, 최근 국내 증시에서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18일 2768억원, 19일 525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530억원 안팎이었는데, 전날 반대매매는 순식간에 10배로 증가한 것이다.

이는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액수로, 미수금이 1조원을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택 기자 Ykim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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