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HMM 매각 유찰 가능성 나오는 이유는
[현장에서] HMM 매각 유찰 가능성 나오는 이유는
  • 허준범 기자
  • 승인 2023.09.14 10:07
  • 최종수정 2023.09.20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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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상하이호.(사진=인포스탁데일리DB)
HMM 상하이호.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허준범 기자] 올해 하반기 M&A(인수합병)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HMM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 기업들은 HMM 현장실사에 돌입했으나, 시장에선 유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이후 반짝 호황을 맞았으나, 해운업계 장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무엇보다 HMM의 높은 몸값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HMM 인수 후보로 선정된 동원, 하림, LX그룹은 지난 6일부터 현장 실사에 들어갔다.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은 두달간의 실사 기간을 거친 뒤 오는 11월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인수 후보기업들의 자금력이다. 현재 HMM의 매각가는 5~6조원 사이다. 

인수 후보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현금성 자산은 LX 2조5000억원, 하림 1조5000억원, 동원 6000억원 수준이다. 

물론 FI(재무적투자자)를 통한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수 있으나, 향후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해운업계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매각 유찰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HMM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94.5% 급감했다. 여기에 지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적자가 4조원에 육박한다. 

해운업황의 선행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모양새에 당국이 뚜렷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특히 MSC와 머스크 등 글로벌 선사들이 발주한 초대형선박 인도가 잇따르면서 자칫 해운운임 치킨게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노선을 공유하는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이 해체될 경우 글로벌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글로벌 1, 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가 오는 2025년 1월 해운동맹 '2M'의 공식 해체를 밝힌 바 있다. 

HMM은 현재 일본 ONE, 독일 하파그로이드, 대만 양밍 등과 함께 '디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치킨게임에 돌입한 해운업계는 자구책으로 노선 공유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얼라이언스를 체결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개별 해운사들이 전략적 이합집산이 일어나면서 수익이 줄게됐고, 얼라이언스에 균열이 생기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이유로 HMM의 인수 매력이 떨어지면서 유찰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다. 

최양오 ISD기업정책연구원장은 "HMM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고금리에 자금부담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무리한 인수 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어 후보 기업들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준범 기자 jb_3heo@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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