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中 ‘저가 배터리’ 공세에 부진 징후 포착”
“LG엔솔, 中 ‘저가 배터리’ 공세에 부진 징후 포착”
  • 박정도 전문기자
  • 승인 2023.09.12 15:24
  • 최종수정 2023.09.12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얼티엄셀즈<br>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얼티엄셀즈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은 여전히 양호하나,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에서 중국산 2차전지 채택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주행거리는 짧지만, 값이 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중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저가 전기차’ 보급이 늘어날수록 한국 배터리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들은 LFP 배터리 양산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코발트 프리’ 배터리 등을 개발해 중국과의 정면승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저가 배터리 채택 비중이 급증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기아는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더 기아 레이 EV’ 출시했다. 배터리 용량은 35.2킬로와트시(kWh)로, 1회 충전에 233㎞ 주행(도심 기준)이 가능하다.

KG모빌리티 역시 다음 달에 출시할 전기차 ‘토레스EVX’에 중국 비야디(BYD)의 LFP 배터리를 채택한다.

테슬라는 지난달에 한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후륜구동 모델을 5699만원에 내놓았다. CATL의 LFP 배터리를 장착해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을 2000만원 낮췄다.

사진=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션싱(神行, Shenxing), CATL 홈페이지
사진=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션싱(神行, Shenxing), CATL 홈페이지

게다가 중국 기업들은 LFP 배터리의 성능을 높이고 있다. CATL은 지난 16일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10분 충전에 400㎞까지 달릴 수 있는 LFP 배터리 ‘선싱(神行·Shenxing)’을 공개했다.

완전 충전 시 최대 700㎞까지 주행할 수 있고, 영하 10도 추위에도 3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는 게 CATL 측 주장이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셀 업체들과 관계가 공고한 현대차그룹, VW, BMW 등은 여전히 강력한 파트너쉽으로 연결되어 있으나, 전기차 후발주자인 스 텔란티스, 르노닛산 등이 저가형 전기차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시장 성장의 축인 북미에서 한국 2차전지의 주요 고객사들 판매가 기대치를 하회하고 있다”면서 “GM, 포드 등은 IRA 정책 수혜가 예상됐으나, 초기 생산 차질 이슈와 고가 전기차 중심의 라인업의 수요 부진으로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 역시 판매 부진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다만, 국내 2차전지 업체 중 다각화된 고객 구성을 통해 판매 둔화의 파고를 최소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의 차이. 자료=퀀텀스케이프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의 차이. 자료=퀀텀스케이프

정용진 연구원은 “북미의 경우 핵심 고객사 중 GM의 판매 부진이 이어 지고 있지만, 테슬라, 현대/기아의 판매는 견조하다”면서 “유럽도 VW의 부진을 상기 브랜드들이 일부 만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GM의 경우 하반기 Blazer EV 출시에 이어 Equinox EV까지 가세해 소비자 친화적인 가격대로 내려올 전망”이라면서 “테슬라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하이랜드의 상품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여지고, 하반기 전기차 판매 환경을 견인해줄 요인들”이라고 설명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3@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