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한번 가면 못오는 '이편한세상'...이해욱 회장에 책임 물어야
[현장에서] 한번 가면 못오는 '이편한세상'...이해욱 회장에 책임 물어야
  • 김영택 기자
  • 승인 2023.08.16 07:15
  • 최종수정 2023.08.15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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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최다 사망자 8명
사진=DL이앤씨<br>
사진=DL이앤씨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지난 11일 부산 연제구 건설 현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창호 교체 작업 중 추락해 세상을 떠났다.

‘이편한세상’ 아파트 브랜드로 유명한 DL이앤씨(옛 대림산업) 건설 현장이다.

지난해 1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DL이앤씨에서 사망한 근로자는 총 8명이다. 지난해 5명, 올해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사망자수는 업종을 불문하고, 단일 업체 가장 많다. 그야말로 죽음의 행렬이다.

이편한세상 건설 현장은 근로자들에게 “한번 가면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의 사업장”과 같다.

DL그룹의 모태는 대림산업으로 국내 최초 베트남과 중동 진출에 성공하면서 중동 건설 붐을 주도했다.

또, 88서울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인 올림픽 주경기장을 완성하는 등 우리나라 건설산업을 지탱한 기둥과 같았다.

창업주인 고(姑) 이재준 명예회장과 2대 총수인 이준용 명예회장은 전재산을 사회 소외계층에 기부했고, 특히 대림산업은 안전, 품질, 고객 신뢰의 대명사로 대중에 인식됐다.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이해욱 DL그룹 회장(53)이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27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이해욱 DL그룹 회장(53)이 지난 2021년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벌금 2억원을 선고. 사진=뉴스1

하지만, 지난 2018년 이해욱 회장 체제가 열리면서 그간 쌓아온 기업이미지는 모래성처럼 순식간 무너져 내렸다.

이해욱 회장은 운전기사 상습폭행과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논란, 하도급 업체 갑질횡포 등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DL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으나,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브랜드 네이밍, 신기술 공법, 홍보마케팅 등 보이는 외형에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정작 건설현장의 최우선 과제인 ‘근로자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뉴스1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뉴스1

실제로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는 DL이앤씨에 대한 주요 사업장에 대한 안전 실태 점검에 나선 바 있다. 당시 42곳 중 무려 40곳에서 164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심지어 노동부는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DL이앤씨 본사에 대한 감독을 실시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근로자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관리감독에 나서야할 공무원들의 안일한 대처와 이해욱 회장과 마창민 대표의 말뿐인 사과가 DL이앤씨 근로자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지난해 1월 27일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단일 기업 내 최다 사망사고를 낸 DL이앤씨. 잇따른 근로자 사망사고에 DL이앤씨는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대형건설사 중 ‘중대재해법 위반 1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윤석열 정부와 국회가 나서 DL이앤씨의 끊이지 않는 근로자 사망사고 원인을 명명백백 밝히고,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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