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LG생활건강, 주가는 ‘반토막’
[현장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LG생활건강, 주가는 ‘반토막’
  • 김영택 기자
  • 승인 2023.07.10 13:49
  • 최종수정 2023.07.10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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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 신문로 LG광화문 빌딩 전경. 사진= LG생활건강
서울 종로 신문로 LG광화문 빌딩 전경. 사진= LG생활건강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LG생활건강이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헤매고 있다. 좀처럼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서 주가는 반토막으로 곤두박질쳤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매출 1.77조원(-5%), 영업이익 1,814억원(-16%), 영업이익률 10.3%(- 130bp)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화장품과 데일리뷰티가 저조한 판매를 보이고 있고, 일본과 미국에서도 뚜렷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존 제품들의 매출 성장세가 정체된 가운데, 새로운 브랜드 론칭이나 육성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어려움도 가중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의 HDB(Homecare & Daily beauty)의 경우 올해 2분기 매출 5,651억원(+4%), 영업이익 367억원(-38%)을 기록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내수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영향을 판매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가성비 높은 화장품에 대한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고가 브랜드 ‘후(Whoo)’ 매출을 부양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화장품 실적 개선이 더딘 가운데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후’ 브랜드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조언이다.

중국 내 이커머스 매출 비중이 40% 후반으로 올라와 채널 믹스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후’ 브랜드의 이커머스 순위가 과거 3년 전에 비하면 쳐진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우인이나 콰이쇼우 등 중국 신규 플랫폼 내에서의 확장은 긍정적이지만, 최근 한국 브랜드사들이 중국에서 성장이 부재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중국 외 아세안이나 북미 시장으로의 접점을 확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LG생활건강 주가추이. 자료=네이버
LG생활건강 주가추이. 자료=네이버

문제는 이처럼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과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에 주가는 반토막났다.

지난해 8월 1일 LG생활건강 주가는 79만2000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7월 7일 42만700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포털 종목게시판에는 성토의 글들로 빼곡하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발암생건’, ‘주주고혈’ 등 부정적인 글들을 가득하다.

급기야 LG생활건강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받았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희망퇴직 신청자도 50여명이 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LG생활건강의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정치 하향으로 목표주가도 하향 제시한다”면서 “북미 등 해외 자회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후’ 브랜드의 변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여 장기 관점에서 관심이 요구된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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