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진 美 물가 둔화 속도…"연준 금리인상 기조 유지할 듯"
느려진 美 물가 둔화 속도…"연준 금리인상 기조 유지할 듯"
  • 박상철 기자
  • 승인 2023.02.15 12:16
  • 최종수정 2023.02.15 12: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물가 둔화 속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듯"
사진 = 아이클릭아트
사진 = 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박상철 기자] 미국의 물가 둔화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시장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4% 올랐다고 현지시간 14일 밝혔다. 

CPI 상승률은 7개월 연속 둔화됐지만, 시장 예상 6.2%보다 높았다. 전월비 기준으로는 0.5%로 전월(0.1%)보다 높아졌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6% 올랐다. 전월(5.7%)보다 둔화됐지만, 시장 예상치(5.5%)를 웃돌았다. 

사진 = 아이클릭아트
사진 = 아이클릭아트

◇ 증권가 "미 물가 둔화세 지속에도 속도는 완만할 듯"

전문가들은 미국 물가 둔화세가 지속되겠지만,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거비를 중심으로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이 소비자물가의 둔화 속도를 제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물가의 둔화 흐름은 지난해 높았던 기저효과와 공급망 차질 우려 완화 등을 고려할 때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근원인플레이션은 완만한 속도로 둔화가 진행돼 4분기 3%대 초반까지 완화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서비스 부문 지출과 중국 성장률 확대 효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가격 결정력 약화, 임금 압력 둔화, 지난 1년 이상 기간 동안 하락 중인 통화량 증가율 등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으로 완화되는 흐름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상품물가도 반등하면서 미국 소비자물가의 전월대비 상승세가 강해졌다"며 "올해 물가의 방향성은 명확하지만, 둔화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 연방준비제도. 사진= 미국연방준비제도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 연방준비제도. 사진= 미국연방준비제도

◇ 연준 긴축 우려 자극…금리인상 기조 유지할 듯

이번 CPI 결과는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우려를 다시 자극할 전망이다. 1월 CPI 발표 이후 시카고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확률을 49.3%까지 올리며 최종금리 수준이 5.25∼5.50%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올해 4∼5월 이후에는 주거비의 상승 압력이 둔화될 것으로 보는만큼 관련 가중치 상향 조정 효과가 반대로 작용하며 둔화폭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종금리 수준도 5.25% 이상으로 인상될 가능성은 낮게 전망하고 있지만, 그 이전까지는 소비자물가의 둔화 속도가 완만할 것이고 노동시장 내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조기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준의 긴축 지속에 따른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 고용지표 서프라이즈에 이어 소폭이지만 예상을 상회한 CPI 결과는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에 대한 FOMC 내 컨센서스를 강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연준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을 기존 3월에서 5월로 수정하고, 이에 따라 최종 금리(terminal rate) 전망도 상단기준 5.25%로 25bp 상향조정한다"고 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여전히 긴축 효과에도 서비스 수요 둔화 조짐이 관찰되지 않은 만큼 정책 당국의 긴축 스탠스는 지속될 것"이라며 "연초 이후 수요 둔화 확인이 나타나기 전까지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워은 "최근 강력한 고용시장 지표와 느려진 물가 둔화 속도가 맞물리면서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여전히 타이트한 고용시장과 느려진 물가 둔화 속도가 연준이 당초 제시한 경로보다 금리인상을 더 길게 가져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철 기자 3fe94@infostoc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