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4년 만에 원화채 매도…"추세적 원화채 이탈 가능성은 낮아"
외국인, 4년 만에 원화채 매도…"추세적 원화채 이탈 가능성은 낮아"
  • 박상철 기자
  • 승인 2023.02.09 12:13
  • 최종수정 2023.02.09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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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거래 상대 매력도 낮아지며 기존 포지션의 차익실현"
사진 = 아이클릭아트
사진 = 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박상철 기자] 외국인의 원화채권 대량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외국인의 장외 원화채권 잔고는 214조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조70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외국인은 1월 한달 약 3조4000억 원 규모의 현물채권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월간기준 채권을 순매도한 것은 지난 2019년 1월 이후 4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역전된 국고3년과 기준금리가 외국인 자본 유출을 야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만, 실제 금리역전과 외국인 현물채권 유출 상관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국고3년과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시기에 외국인은 역캐리에도 금리 인하 기대에 오히려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외국인의 현물매도세는 신규 재정거래 매력이 줄어든 데 따른 기존 포지션의 차익실현 성격으로 해석된다. 재정거래자는 주로 국고채 단기물과 통안채로 거래하는데, 최근의 현물 매도세가 단기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장외 원화채권 잔고는 줄어든 반면에 듀레이션은 4.7년으로 늘어났다"며 "지난해 말 원화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이례적으로 높아졌던 재정거래 매력도는 이제 다시 하락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또 "국내 크레딧 시장이 안정되고 국고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원화채 캐리매력도 낮아졌다"며 "통안채 수익률에서 3개월 스왑레이트(swap rate)를 차감한 값과 미국채 수익률과의 차이, 즉 미국채 대비 헤지 후 통안채 수익률의 상대 매력도는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추세적인 원화채권 이탈 가능성은 낮지만, 외국인 선물 순매수 강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재정거래는 차익거래 기회에 따라 확대와 축소를 반복하는 만큼 외국인의 추세적인 원화채권 이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재정거래로 인한 현물채권 매도는 금리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물시장에서는 현물시장과 대조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졌다"며 "외국인 선물거래가 국고채 금리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까지 이어진 선물채권 매수는 금리 방향성 베팅 측면이 높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3년선물 기준 누적순매수 포지션이 약 17만 개까지 쌓이면서 매수 일변도의 모습은 사그라들고 있다"며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대체로 20거래일중 14~15거래일 동안 순매수를 기록하면 이후 이익실현을 위해 매도세로 전환하는 패턴이 관찰된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 강도가 약해지면서 외국인 수급에 의한 금리 하방 압력은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상철 기자 3fe94@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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