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①서유럽→중국→인디아로 산업 재편…美, 中 견제 속 '인디아' 거대시장 열린다
[기획] ①서유럽→중국→인디아로 산업 재편…美, 中 견제 속 '인디아' 거대시장 열린다
  • 김영택 기자
  • 승인 2023.01.16 08:04
  • 최종수정 2023.01.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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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전략의 평행이론과 ‘인디아’
세계화의 중심 ‘인디아’…지리·정치·경제적으로 중국 견제
인디아 경제협력 강화 정책과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

[인포스탁데일리=김영택 기자]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로 큰 혼란이 거친 뒤 각국은 빠르게 긴축 기조로 태세 전환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정치·경제·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산업과 기업을 키우기 위한 자국 우선주의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 진출해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던 현대차와 기아는 존재감을 잃었고, 삼성전자 역시 중국 현지 기업들의 저가공세에 힘을 못쓰는 분위기다. 유통 기업인 롯데마트와 이마트도 중국에서 모든 사업을 철수한 상태다.

미국 역시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 자국에 유리한 정책 등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당시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최근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인디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인디아가 만들 미래(India, the next ‘Chain Point’)’라는 리포트를 발표했다. <인포스탁데일리>는 이 보고서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인디아’가 국내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고민을 하게 됐다.

이 보고서는 인디아의 경제정책과 방향성, 인구대국으로의 잠재력, 산업성장이 가져올 거대한 전환과 기회, 인디아의 리스크 요인, 국내 기업의 접근 및 방향성 등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인포스탁데일리>는 허인환 KB증권 연구원의 해당 보고서를 알리고, 이를 통해 독자에겐 알찬 정보를, 기업들에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총 2편의 기사를 준비하게 됐다. [편집자주]

1969년 소련과 중국의 국경분쟁. 자료=KB증권
1969년 소련과 중국의 국경분쟁. 자료=KB증권

◇ 미국 외교전략의 평행이론과 ‘인디아’

‘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는 얘기가 있다. 초강대국인 미국의 과거 외교전략을 살펴보면 그 해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허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외교전략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서 “50년대 서유럽, 70년대 중국이었고, 우리는 인디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우리 기업들이 찾을 기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마셜플랜과 서유럽 국가별 지원 규모. 자료=KB증권
미국의 마셜플랜과 서유럽 국가별 지원 규모. 자료=KB증권

미국은 지난 1910년부터 1940년까지 1,2차 세계대전과 대공항을 경험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유럽과 일본에 집중적인 지원에 나섰고, 이는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탈세계화’의 배경이 됐다.

1970년~1980년대는 중동전쟁과 오일쇼크라는 사회적 이슈 속에서 소련(러시아)을 견제하면서 미국 중심의 세계화가 더욱 힘을 얻었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금융위기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미국의 견제 대상은 중국으로 명확했다. 그러면서 다음 세계화의 중심지가 될 국가로 ‘인디아’가 꼽히고 있다.

인도와 중국의 인구 증가 추이. 자료=KB증권
인도와 중국의 인구 증가 추이. 자료=KB증권

◇ 세계화의 중심 ‘인디아’…지리·정치·경제적 견제

미국은 패권 경쟁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세계화의 대상 국가로 3가지 조건을 제시해왔다.

첫째는 패권 경쟁국과의 지리적 인접성이다. 앞서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지원(마셜플랜)을 받은 지역은 서유럽이다. 서유럽은 당시 소련의 세력권이었던 동유럽 국가들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었다.

또 1970년대부터 미국은 중국과 국교 정상화에 나섰는데, 이 역시 소련과 맞붙어 있는 중국의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견제 대상인 중국은 동쪽으로 한국과 일본이 있다. 남서로 인디아와 동남아가 지리적 인접성에 가깝다.

둘째는 패권 경쟁국과의 정치적 대립이다. 인디아는 중국과 국경 분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현재도 분쟁 중이다.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면서도 중국과 손잡을 리스크가 없는 국가다.  

셋째는 정치 경제적으로 패권 경쟁국과의 대립이다. 인디아는 남아시아의 패권국이었으며, 현재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인구대국이다. 노동력과 소비력을 갖춰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인디아가 미국의 다음 세계화에 중요한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IPEF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참여국. 자료=KB증권, 산업통상자원부
IPEF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참여국. 자료=KB증권, 산업통상자원부

◇ 인디아 경제협력 강화 위한 다양한 정책

허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공급망 중심에 인디아를 편입시키려는 노력은 Quad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4개국 안보 회담)와 IPEF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등의 추진을 통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인디아의 기존 정치적 결합을 넘어 경제적 결합으로 확대될 것이란 얘기다. Quad와 IPEF는 그 초석이다. 인디아의 경제적 성장을 위한 정책들도 분주하게 발표되고 있다.

특히 인디아는 지난 2020년 PLI, 2021년 Gati Shakti 인프라 개발계획 등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예산과 방향성이 뚜렷하게 상승하고 있다.

우선 2020년 생산연계 인센티브 제도(PLI, Production-linked incentive)는 선정된 기업이나 산업에 설비투자, 연구개발(R&D), 기술이전 등 약정한 투자와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허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등 주요기업들이 PLI 인센티브 지원 대상에 해당된다”면서 “향후 이런 기업들이 인디아 진출을 더욱 확대하는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증권 보고서에서 ‘PLI 추가 지원 세부사항’을 보면 자동차 및 관련 부품(중공업부)의 예산액이 81억 달러로 가장 높았다. 인디아가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키우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어 고급 화학전지 26억 달러, 제약 21억 달러, 전자통신 17억 달러, 식품 16억 달러로 책정됐다.

인디아에 진출한 글로벌 국가별 기업 현황. 자료=KB증권

◇ 인디아 경제정책에 화답...중국 대안 찾기 나선 글로벌 기업들

인디아 정책의 방향성은 뚜렷하다.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 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한 투자 유치로 ‘Make in India’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해외 기업들의 인디아 진출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14를 인디아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소식과 함께 아이패드도 인디아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글로벌 기업의 인디아 투자현황을 보면 ▲미국 구글 45억 달러(지오플랫폼 지분 및 인디아 디지털화 파트너십) ▲페이스북 50억 달러(릴라이언스 지오 지분 인수) ▲일본 스즈키 14억 달러(전기자동차 및 배터리) ▲토요타 6억 달러(인디아 탄소 중립화 대응 전기차 투자) ▲중동 ISMC 28억 달러(반도체 컨소시엄 설립) ▲한국 현대차 5억 달러(전기차 연구개발) ▲삼성전자 5억 달러(5G 이동통신장비 생산공장) 등 수많은 기업이 앞다퉈 인디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허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인디아 정부의 정책지원 의지에 힘입어 사업환경 제반 여건이 더욱 개선되면서 해외 기업들의 인디아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중심에 인디아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2편에서는 ‘세계 최대 인구대국 인디아, 깨어나는 잠재력’,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회와 리스크 요인’에 대해 짚어본다.

김영택 기자 sitory0103@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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