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고객 몰입' 경영 선포 "기회는 항상 고객에서…더 듣고, 끊임없이 혁신"
박정원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으로"…미래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新시장 진출"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매년 새해가 되면 대기업 총수들은 신년사를 발표한다. 이것을 보면 향후 1년 또는 중장기적 목표와 비전, 나아가 해당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2023년 계묘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위기 극복 △미래 선점 △고객 가치 등을 강조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인사 이메일에서 직원들을 '프런티어(개척자)'로 칭하며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며 경영시스템을 단단히 가다듬는 기회로 삼아 나아간다면 미래는 우리의 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기업에도 '관계'(Relationship)가 중요한 시대다. 나를 지지하는 '찐팬'이 얼마나 있는지, 내가 어떤 네트워크에 소속돼 있는지가 곧 나의 가치다"면서 "기업 경쟁력은 관계의 크기와 깊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 크기에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신뢰 구축에 필요한 핵심 요소로 '데이터'를 꼽았다. 그는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돌아보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민하고 만들어나가자"고 당부하며 "새로운 국가 및 시장을 발굴하는 등 관계와 네트워크 확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새해에는 무엇보다 구성원 곁에 다가가 함께 행복을 키우는 기회를 늘리고 구성원 목소리가 경영에 반영되는 시스템을 계속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2023년 새해는 더욱 거친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자신감을 갖고 '미래 선점'의 기회를 찾는 한 해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모두가 움츠러드는 시기가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다"면서 "신중함을 취한다고 해서 소극적이어선 안 되며 업무 일선에선 오히려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지난 몇 년 간 내실을 다진 결과, 기회를 포착하면 먼저 치고 나갈 수 있는 재무적 여건을 상대적으로 잘 갖추고 있다”면서 “비즈니스 모델 발굴, 새로운 시장 진출 등에서 적극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재무체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재무구조 강화에 계속해서 힘을 기울여 나가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협동로봇, 수소드론, 3D 프린팅 등 신사업 분야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으며, 세계 일류 후공정 기업을 지향하는 반도체 사업과, 전체 제품 라인업에 대한 기술을 다지고 있는 가스터빈‧수소터빈 분야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기술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그룹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의지로 제품과 기술을 다져 나가자"고 거듭 강조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새해 전략으로 ‘고객 몰입 경영’을 선포했다. 고객 목소리를 경청하는 게 그치지 않고, 고객을 다면적·다차원적으로 깊이 이해해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 몰입(Customer Obsession) 경영은 경영전략·관리시스템·조직문화·리더십 등 경영활동의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이 가장 중심인 경영을 말한다. 국내 산업계에서 고객 몰입 경영을 제시하는 것은 조 회장이 처음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힘든 시간을 견뎌왔지만 올해 우리에게 닥쳐올 경제위기는 지금껏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고 상상해 본 적 없는 더 혹독한 시련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나가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그 기회는 항상 고객에게서 나온다"며면서 "고객 목소리를 더 듣고, 끊임없이 혁신하며 준비를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고객 몰입 경영의 실천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앞서 나가는 효성을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며 "지혜와 민첩함을 상징하는 토끼처럼 영민하게 위기를 기회로 삼아 힘차게 도약하는 새해로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세계 경기 하락과 유가·환율·물가의 급변동 등 일련의 사업환경의 변화는 유례없는 장기 침체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며 “위기극복의 지혜와 기업의 생존이 현장의 인재들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3년 여 기간 동안 안으로는 디지털 혁신, 밖으로는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성장을 위한 토대가 갖추어졌다”며 “새해부터 이러한 투자와 혁신의 씨앗을 연결하고 성장시켜 신사업으로 발전시키는 한 해를 만들자”고 덧붙였다.
권오갑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내년 키워드로 기술·환경·조화를 제시하며 “미래 50년은 기술과 환경·디지털이 융합된 혁신과 창조의 역사가 될 것이다"며 "사회와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20일 임직원에게 미리 보낸 신년사를 통해 “2023년은 ‘내가 만드는 고객가치’를 찾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면서 “모든 구성원이 LG의 주인공이 돼 고객 감동을 키워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